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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체인지 코리아(Change Korea)-2> 3D프린터에 1인 기업 환호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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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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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이혜림 기자= 문자와 그림을 빛으로 읽어들인 다음 전기 신호로 바꿔 보내는 팩시밀리는 음성 통화 위주의 통신시장에 데이터 송수신이라는 새 시장을 연 기기다.

여기에 팩시밀리는 글로벌 비즈니스라는 개념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확산시키며 ‘1인 창업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물리적 공간의 간격이 크기 때문에 비대면 거래가 주를 이루는 무역 거래에서 바이어와 셀러간 협상은 서류와 서류를 주고받으며 진행된다. 문제는 종이서류의 송수신을 기존 항공우편으로 진행하면 한 통의 서류를 주고받는데 최소 일주일, 길면 한 달여가 걸릴 정도로 시간을 낭비됐다. 이러다보니 한 건의 거래가 성사되기에는 수개월에서 1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출현한 팩시밀리는 음성 통화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서류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돼 거래 과정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대폭적으로 줄였다.

또한 팩시밀리는 초기 창업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개인 사무실을 장만하고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하는 기존 창업 방식 대신 팩시밀리 한 대만 있으면 내 집을 사무실로 활용하거나 한 사무실에 여러명의 사업가가 함께 일을 할 수도 있다. 사업등록증만 있으면 어디서나 사업을 할 수 있으니 팩시밀리는 창업은 무역업계의 크기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무역업 등록을 회원사 수는 199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때 10만개사를 넘은 적이 있는데, 이들 무역업체를 들여다보면 1인 무역업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여러 가지 요인이존재하지만 팩시밀리가 1인 창업의 기폭제가 됐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팩시밀리가 상업과 무역업의 창업 열기를 확산시킨 계기가 됐다면,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3D 프린터’는 제조업의 새로운 창업 열풍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3D 프린터는 원하는 제품은 언제 어디서라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나만 것’을 원하는 소비자, 직접 만들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 또한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파고든 제품이다.

단순히 ‘개인생산’의 차원을 넘어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가능성이 높다. 넓은 부지를 장만해 건물을 짓고 그 안에 값비싼 장비와 다수의 인력을 고용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기존 제조업 공장 체제는 수익을 맞추기 위해 일정 수량 이상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고 가격도 그만큼 비싸진다.

하지만 3D 프린터만 있으면 내 집을 작업공간으로 할 수 있고, 굳이 사람을 뽑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1인 공장’을 차릴 수 있다. 판매자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만큼만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재고 문제도 없고, 도매·소매상도 필요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유통 경로가 사라질 전망이다.

이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신개념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이 실현될 경우 서울 용산 전자상가내 일개 전자제품 판매점이 삼성전자와 대결할 수 있는 기술적·사업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3D 프린터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식어가는 제조업 창업열기를 부활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봄직 하다.

홍일선 LG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3D 프린터가 확산되면 제조업은 일반적 제품을 저가에 대량생산하는 기업과 고도의 창의성을 가진 기업으로 나뉠 것”이라며 “그 중간에 위치한 기업, 적당수의 품종을 고가로 생산하는 기업은 매우 위험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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