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회 중부대 원격대학원 진로진학컨설팅학과 교수=국가는 왜 존재하고, 정치는 왜 하는가? 국민의 생명과 이익, 권리를 보장하고, 좀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정책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보다 바람직한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다.
정책 추진의 결과 국민의 권리와 행복이 증진돼야 한다. 나아가 미래의 발전과 행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의 교육정책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대통령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 간에도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교육부는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에서 교육 과정 자율화와 진로 교육의 확대, 이를 통한 수평적 다양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입제도 개선안에서 여전히 유지되고 강화되는 ‘국ㆍ영ㆍ수 중심 입시’는 더욱 ‘국ㆍ영ㆍ수 중심’으로 교육 과정을 획일화시킬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창의인재, 교과서 중심 체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EBS-수능 직접 연계 정책의 결과 고교에서 교과서는 사라지고 EBS 교재 중심의 강의ㆍ주입식 교육과 암기식 학습만이 강요되고 있다. 꿈과 끼를 살리는 진로교육은 더 위축될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사 교과서 논쟁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고교에서 이미 EBS 국사 교재가 거의 모든 교과서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정교과서인 EBS 교재가 핵심인데도 그에 관한 관심은 거의 없다. 고교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서가 사라지고 발표와 토론, 실험이 사라지고 창의력 신장을 위한 교육이 사라질 것이다.
이래서야 창의인재ㆍ 창조경제가 실현될 수 있겠는가? 정부의 창조경제, 창의교육은 그것을 실현해 줄 정책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어두워진다.
이미 평생학습 사회가 도래한 것을 고려해 박근혜 대통령은 고등교육의 평생교육체제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 의지가 반영된 교육부의 제3차평생교육진흥계획에서는 오는 2017년까지 대학의 성인학생 비율을 20%까지 올릴 것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구조개혁안에서는 고교졸업 학령인구에 맞춰 대학정원을 감축하겠다는 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 현재 10.9%인 성인학습자 비율은 결코 높아질 수가 없다.
교육부의 핵심 정책은 여전히 학령인구 중심의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고수하고 있다. 온라인 평생학습 체제를 위한 예산도 목적 달성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학벌사회가 아닌 능력사회 구축을 위해 직무능력평가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강조하며 이에 근거한 교육과정 이수형 자격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 이수형 자격체제만으로 그친다면 그것은 학벌사회의 또 다른 왜곡과 변형일 뿐이다. 대통령이 능력사회 구축을 위한 핵심정책으로 공약한 직무능력평가는 아직 불확실하고, 요원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행복국가를 공약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대입제도는 기존 입시제도의 편린만 건들였을 뿐,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 국민 여망과 대통령의 공약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실현하지도 못하고 있다. 꿈과 끼를 살리는 진로맞춤이 아니라 국ㆍ영ㆍ수 중심입시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인문계열과 의학생명계열 학생들까지 대학에 들어가서는 배우지도 않는 수학이 대학과 인생을 결정하고 사교육 고통을 안기는 문제도 여전할 것이다.
대통령 대입 공약은 수시는 학생부나 논술, 정시는 수능 위주 전형이다. 하지만 교육부 정책은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학생부 반영을 요구하고 있고 수능 최저학력은 완화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드는 특기ㆍ실기전형으로 사교육은 더 커질 것이다.
대통령 대입 공약은 수시는 학생부나 논술, 정시는 수능 위주 전형이다. 하지만 교육부 정책은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학생부 반영을 요구하고 있고 수능 최저학력은 완화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드는 특기ㆍ실기전형으로 사교육은 더 커질 것이다.
학생부 비교과 전형의 공정성과 신뢰성도 문제다. 여전히 복잡하다. 여전히 부담스럽다. 여전히 신뢰가 안 간다. 결국 대통령 교육 공약은 실현되지 않았다.
대학별 논술은 고교에서 대비하기 어려워 사교육을 유발하기에 프랑스 바깔로레아 형태의 공동 논술이 해결책인데 교육부는 아예 논술을 약화시키려고만 하고 있다. 학생부 내신 상대평가 9등급이 유지되면서 학생들 간의 이기적 성적 경쟁도 변하지 않는다.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과 불행, 한숨이 여전하다.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대학별 논술은 고교에서 대비하기 어려워 사교육을 유발하기에 프랑스 바깔로레아 형태의 공동 논술이 해결책인데 교육부는 아예 논술을 약화시키려고만 하고 있다. 학생부 내신 상대평가 9등급이 유지되면서 학생들 간의 이기적 성적 경쟁도 변하지 않는다.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과 불행, 한숨이 여전하다.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정치를 통해, 정책을 통해 국민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이렇게도 실현되기 어려운가? 교육과 교육정책을 통해 국민 개개인이 꿈을 키우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자아실현이 그렇게도 어려운가? 교육정책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행복을 향한 소박한 바람과 소망이 실현되기를 기원한다.
교육정책을 통해, 교육실천을 통해 국가의 미래가 새롭게 창조되기를 기원한다. 교육부는 대통령 공약을 다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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