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석유시장이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로 저성장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는 하향 안정화되고, 정유산업의 수익성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정유업의 중장기 시장 전망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상반기만 해도 수요 회복 등에 따른 ‘상저하고’의 예측이 우세했지만 3분기 이후 이러한 낙관론이 줄어든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대비 4분기 정제마진이 큰 폭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또한 “2014~2015년 글로벌 수요 개선에도 중국과 중동 등의 정제설비 신증설로 인해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시장인 동남아 수요 전망도 어둡다. 동남아 국가의 석유 보조금 감축 등으로 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물론 이와 엇갈린 전망도 있다. S-OIL의 경우 “내년 아시아 정제마진은 개선될 것”이라며 “선진국 경기회복시 세계 석유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아시아 시장의 신규 증설로 인한 가격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달리 예측했다. 신증설보다 선진국 수요회복의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 보는 것이다.
주요 분석기관들은 현재 유가가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100달러대에 있지만 100달러 밑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을 예측한다.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석유시장의 공급이 늘고 수요는 줄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등 비OPEC 지역의 타이트오일, 오일샌드 등 비전통 석유 생산 증가로 공급량이 늘어나는 반면, 세계 석유수요는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에너지 효율 개선, 천연가스의 석유수요 대체 등으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일례로 2010년 전 세계 발전용량은 약 5000GW인데 이 중 신재생에너지는 5%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전체 7000GW 중 1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3년 석유시장 중기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가가 중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 역시 지난 7월 ‘에너지자원 개발에 대한 미래전략 포럼’에서 중장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9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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