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대기업 중 55%가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상당수 부채과다기업의 수익성이 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부채과다기업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제시한 가이드라인인 부채비율 200%를 초과한 곳을 뜻한다. 올해 6월말 현재 부채과다기업인 대기업은 전체 대기업의 18.8%를 차지한다.
부채과다기업의 차입구조를 살펴보면 올 상반기 현재 차입금 중 잔존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기업 비중이 65%에 달했다. 이 기간 유동비율도 88%로 여타 대기업(139%)에 비해 낮은 데다 가용할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 규모도 단기성 차입금 대비 32%에 불과했다. 만기가 와도 차입금을 충당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한은은 "비우량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도 악화되고 은행의 대출태도도 강화돼 이들 기업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STX와 동양그룹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에서는 우량 및 비우량 기업 간 신용스프레드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5.5%포인트 수준이던 신용스프레드는 올해 9월 현재 5.7%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3분기부터 국내은행들도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 이 기간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STX구조조정 여파에 따라 2009년 2분기(-9) 이후 4년여 만에 최저치인 -3을 기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