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
하버드대 출신이 캐디를 한다?
미국PGA투어프로 노승열(나이키)의 캐디가 그렇다. 노승열은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의 시사이드코스(파70)에서 시작한 2013-2014시즌 미PGA투어 맥글래드리클래식(총상금 550만달러)에서 새 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캐디는 마크 마조(35)이며 미국 하버드대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다.
마조는 명문대를 나왔으나 주니어시절 골프선수를 한 이력을 살려 캐디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 노승열이 2010년 유러피언투어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마조는 노승열의 경쟁선수였던 리스 데이비스(웨일스)의 백을 메고 있었다. 마조는 지난해까지도 라이더컵 유럽대표로 활약한 선수의 백을 멨으나 그 선수가 부상당하는 바람에 노승열과 인연을 맺게 됐다.
노승열의 아버지 노구현씨는 “마조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키가 크고 인상이 좋다. 내가 본 캐디 가운데 가장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하버드대 출신이 웬 캐디?’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미국인들은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노승열은 새 캐디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와 함께 나선 첫 대회이니만큼 이렇다, 저렇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다만 이전 캐디와는 다른 점은 있다고 했다. 노승열은 “내가 드라이버를 꺼내드니까 캐디가 ‘3번우드로도 충분한데 굳이 드라이버를 칠 것이 있느냐’고 해 스푼티샷을 했다”고 말했다. 이전 캐디들은 책임 문제가 따를까봐 노승열이 클럽을 선택하면 이의를 다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새 캐디는 ‘주인’한테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는 얘기다. 노승열은 2012년 미국 진출후 여섯 명의 캐디를 거쳤고 마조는 일곱 번째 캐디다.
노승열은 이 대회 첫날 상위권에 올랐으나 둘째날 10위로 처진데 이어 10일 속개된 셋째날에는 3오버파(버디2 보기3 더블보기1)를 치며 뒷걸음질쳤다. 그는 3라운드합계 2언더파 208타(65·70·73)로 이동환(CJ오쇼핑),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과 함께 공동 30위다. 선두 크리스 커크, 브리니 베어드(이상 미국)와는 8타차다. 노승열은 이번 시즌 들어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커트탈락했고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서는 공동 57위를 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캘러웨이)는 합계 1오버파 281타로 공동 56위, 양용은(KB금융그룹)은 5오버파 215타로 공동 69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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