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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전 금감원장 "한국 경제, 위기 불감증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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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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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의 책을 통해 “한국 경제가 위기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세금 등을 비롯한 경제정책에 대한 조언도 담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 전 원장의 책 ‘성공하는 경제’가 오는 15일부터 판매된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33년간 공직에 몸 담았던 권 전 원장은 이 책을 통해 한국 경제의 문제를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70가지 현안과 과제를 정리했다. 책머리에선 "선진국 문턱에 선 한국 경제에 과거에 보지 못했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어 본문에서 "위기 불감증에 빠져 위기인 줄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권 전 원장은 "인구구조 변화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한 정부와 주택건설업체의 판단 미숙이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를 초래하는 데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급자 중심의 주택정책이 미분양 아파트 양산과 전세가격 상승의 주범"이라며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은 취약계층인 월세 가구에 맞춰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오히려 전세에만 집중돼 있어 전세난을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세금 정책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 권 전 원장은 성급하게 추진했다 무산된 추진으로 소주세율 인상을 예로 들면서 "정책 당국자에게는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 무상복지라는 달콤한 이름으로 국민에게 무임승차 의식을 조장하거나 허황한 환상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세수 부족 해결을 위해 주택 임대사업자 과세 강화, 상업용 빌딩 임대소득 과세, 도심 빌딩의 과표 재점검 등을 주문했다.

정치권에도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전 원장은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이 국회로 상당 부분 이동해 있는데, 최근 경제민주화나 지하경제 양성화 관련 입법 추진 과정을 지켜보면 정부의 무력감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날로 비대해지는 국회의 권한에 비해 입법 활동을 주도하는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전문성은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실패의 책임 소재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지난 2011~2012년 '저축은행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데 대한 소회도 드러냈다. 사태 초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금감원을 '질책성 방문' 한 것에 대해 권 전 원장은 "대통령 방문은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 차라리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강력한 주문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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