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공공기관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부채 문제를 엄격히 관리하기 위해 보수체계를 조정하고 경영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 부총리는 14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공기관 조찬간담회에서 “이제 파티는 끝났다고 본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 공공기관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 부총리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온 공공기관이 과다부채와 과잉복지 등의 방만경영으로 불신과 비난을 받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기관의 경우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하고, 기업이 위기의 순간으로 치닫는 현 상황에도 임직원들은 안정된 신분, 높은 보수, 복리후생을 누리고 있다”며 “일부 기관은 고용을 세습하고, 비리퇴직자에게 퇴직금을 과다지급 하는 등 공기업이 도덕성과 책임성을 망각하는 사례가 매년 지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공공기관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국민의 불신과 각계의 공분을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국정감사에서 아무리 지적해봤자 고쳐지는 게 없으니 자괴감이 든다”고 강한 어조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질타했다.
현 부총리는 이에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책임감을 가지고 공공기관을 관리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고착화된 방만경영을 근절하기 위해 과다한 복리후생과 예산낭비 사례를 면밀히 점검해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경우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경영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과거 5년간 공공기관 부채 증가를 주도한 LH, 한국전력, 가스공사, 수자원공사 등 12개 주요 공공기관에 대해 부채 규모와 성질, 발생원인 등을 올해 말까지 낱낱이 공개하고, 부채 발생 원인 별로 분석해 표시하는 구분회계 제도도 내년 상반기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이들 12개 기관에 대해서는 사업 조정과 자산 매각, 원가 절감, 수익창출 극대화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자구노력 이행 실적 등 부채관리 노력에 대한 경영평가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미진한 경우 다른 분야의 평가가 우수하더라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제한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재무위험 및 방만경영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더는 부채가 증가하거나 방만 경영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나가겠다고도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해 부채, 비리, 임금·성과급, 복리후생, 단체협상, 권한남용 등 A에서 Z까지 모두 살펴보고 정상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인식이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번 정부는 공공기관을 근본적·제도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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