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 서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45)은 최근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펜트하우스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청약을 결심했다. 펜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비싼 가격만 생각하고 청약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았는데 10억~15억원 정도면 원하는 지역에서 펜트하우스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이씨는 “최상층이고 조망권도 확보된데다 해당 층에는 우리 가족만 거주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 청약해보려고 하는데 워낙 청약경쟁률이 높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올 한해 분양시장은 베이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평면과 틈새상품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펜트하우스’였다. 비싼 분양가와 초호화 인테리어로 한때 청약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던 펜트하우스가 최근 분양만 했다 하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프리미엄도 붙는 등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며 올 한해 가장 인기 있는 주거상품으로 떠올랐다.
최근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 최상층 펜트하우스(전용면적 113㎡)의 경우 9가구 모집인 청약 1∙2순위에서 163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에 삼성물산이 경기도 용인 풍덕천동에 분양한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 역시 평균경쟁률은 3.6대 1이였지만, 117ㆍ118㎡형 펜트하우스의 청약경쟁률은 각각 25대 1과 24대 1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펜트하우스는 프리미엄(웃돈)도 많이 붙었다. 판교 백현마을1단지 ‘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266㎡(4가구)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22억26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37억원대에 거래됐다.
당장 거래가 힘든 분양권에 웃돈이 붙은 곳도 있다. 지난 6월 분양된 ‘판교 알파리움’이나 ‘래미안 위례신도시’ 펜트하우스에는 전매가 1년간 제안된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2억원 가량의 웃돈이 형성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귀띔이다.
펜트하우스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연 높은 ‘희소성’에 있다. 아파트 최고층에 위치해 조망권 등이 탁월한데다 대규모 단지라고 하더라도 펜트하우스는 10가구 내외에 불과해 확실한 희소성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또 한 층에 한 두 가구 정도만 있는 경우가 많아 가족의 사생활을 침해 받지 않고 테라스 공간과 같은 서비스 공간도 제공된다.
낮아진 분양가도 펜트하우스의 매력에 한몫하고 있다.
이달 분양을 앞둔 ‘래미안 강동팰리스’의 펜트하우스 가격은 12억원대로 강남 재건축 새아파트 30평대를 구입할 수 있는 수요자들이 분양을 받을 수 있을 만한 가격대다. 여기에 올 1월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조망권, 층, 향 등에 따라 담보가치 평가를 달리하는 ‘주택담보대출 담보가치평가 강화방안’을 시행하기로 한 것도 펜트하우스의 높은 인기에 한몫 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기에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는 시들해진 대신 조망권이 뛰어나고 가격 조건이 좋은 펜트하우스를 찾는 수요층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저층 일반아파트보다 담보가치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서울 강남권, 세종시 등 주요 지역에서 펜트하우스 분양물량이 대기 중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대에 공급하는 ‘래미안 강동팰리스’ 최상층에 전용 151•155㎡ 규모의 펜트하우스 12가구를 분양한다.
삼성물산 분양관계자는 “강동구 초고층 높이에 한강과 공원 등 조망권까지 확보돼 있는 펜트하우스에 관심 높은 고객들이 많다”며 “합리적인 분양가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여기에 테라스 공간까지 제공한다는 점 등이 인기를 끄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래미안 강동팰리스 펜트하우스는 오는 22일 1•2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현대건설은 이달 위례신도시 ‘송파 위례 힐스테이트’ 펜트하우스(전용 149㎡) 2가구를 분양한다.
세종시에서도 이달에만 총 2개 단지에서 펜트하우스가 선보인다. 모아종합건설이 3-3생활권 M3블록에 복층형 펜트하우스(전용 157㎡)를 4가구 공급하며, 중흥건설도 3-3생활권 M1블록에서 펜트하우스(전용 167㎡) 4가구를 분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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