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작가가 페이스북을 비롯해 여기저기 발표했던 글 93편과 그림 71점을 묶어 만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포착하고 싶어 하고, 세상과 싸우면서도 끊임없이 소통하려 노력하는 작가의 순정한 영혼과 조우할 수 있다.
작가는 ‘누군가 나를 지울 때’의 글과 그림 사이사이에 깃든 여백은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으로, 누군가에게는 자유로움으로, 누군가에게는 눈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으로 읽힐 것을 기대한다.
그러면서 세간의 획일화된 정의를 애써 거부하는 작가는 그렇게 우리에게 무정형의 신비한 선물을 건네려고 한다.
작가를 어떤 이름으로도 전부를 오롯이 표현 할 수 없는 세상의 거짓 논리에 저항하는 조르바다.
작가는 스스로 지어 두른 고독한 산막에서 되새김질한 단상을 글과 그림에 천천히 발효시키며 세상 가장 낮은 곳과 세상 가장 높은 곳을 두루 활보하는 자유로운 이력이 글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한 시절의 소중한 기억이 짧고 단단한 문장 속에서 되살아나고, 오이풀 특유의 알싸한 그림 냄새가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작가는 시화집 ‘새들은 죄가 없다’ , ‘그리움 따윈 건너뛰겠습니다’, 음악에세이 ‘춘천 라디오’, 인문과학서 ‘대마초는 죄가 없다’ 등을 썼다.
또 1997년 ‘겨울강 건너기’를 시작으로 2013년 ‘정림리의 휴일’전까지 9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에 출간한 ‘누군가 나를 지울 때’는 그가 일상의 사색과 고독 속에서 길어낸 농익은 시와 향기로운 그림을 담았다.(정현우의 소통채널 https://www.facebook.com/jung.wo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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