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메기’라고도 하고 표준어로는 ‘꼼치’인 물잠뱅이는 11월 중순부터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으며, 11월 말부터 어획량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금과 사리 등 조석간만의 차에 따라 잡히는 양이 다르지만 충남 보령의 대천항에는 12월이 되면 물잠뱅이가 하루 5~10여톤이 판매될 정도로 많은 양이 어획된다.
가장 많이 어획되는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가 산란기로 가장 맛이 좋아 겨울철 특미 어종으로 알려져 있어 대천항 인근에는 시원한 ‘물잠뱅이탕’을 즐기기 위한 미식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물잠뱅이는 전문적으로 잡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다른 물고기를 잡기 위해 설치한 그물에 걸려 잡히고 있으며, 주로 수심 400~500m에 살기 때문에 평소에는 잘 잡히지 않고 산란기인 겨울에는 알을 낳기 위해 얕은 연안으로 이동하면서 잡히고 있다.
물잠뱅이는 큰 입에 머리와 같은 크기로 길게 뻗은 몸통과 미끌미끌한 껍질, 흐물흐물한 살결 등으로 생선 중에서 가장 못생긴 어종으로 통하고 도무지 음식으로 먹을 수 없을 것 같지만 한국 최초의 어류학서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했을 만큼 조상들이 먹었던 음식이다.
물잠뱅이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 가장 맛있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원한 맛 때문에 주로 해장국 요리에 이용되지만 추운 날씨에 건조시켜 찜을 하기도 한다.
해장국 요리로 유명한 ‘물장뱅이탕’은 다른 양념은 특별히 넣지 않고 신김치를 넣고 끓여야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낼 수 있다. 물잠뱅이는 살이 연해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 유일한 생선이기도 하다.
매년 이맘때면 보령 대천항 인근 수산물센터나 대천해수욕장 등 음식점에는 제철을 맞은 물잠뱅이를 이용한 탕과 찜 등을 선보이고 있다.
물장뱅이가 많이 어획되는 12월에는 대천항에서 1만원이면 4~5마리도 구할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수산 어종이다.
한편 물잠뱅이는 원래 생선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며, 생김새가 흉하여 잡자마자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이때 물잠뱅이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를 흉내 내어 ‘물텀벙’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강원도에서는 흐물흐물한 살집과 둔한 생김새 때문에 ‘곰치’, ‘물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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