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29일 "필라델피아의 한 여성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의 대형 마트인 타켓(Target) 입구 앞에서 개장 전 12시간 전부터 찬 바닥에 앉아 기다렸다"고 소개했다.
이 여성은 특별히 구입할 물건이 없으면서도 "블랙 프라이데이를 만끽하기 위해 추수감사절 당일 가족들과의 만찬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가리켜 "거의 중독 수준"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메이시(Macy)의 테리 런드그렌 회장은 "뉴욕 매장의 경우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 시작 전까지 매장 앞에 1만5000여명의 쇼핑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의 마지막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의 다음 날을 가리키는 말로 미국에서 1년 중 가장 큰 규모의 할인행사가 이뤄지는 날이다.
이날은 상점과 유통업체들의 회계장부가 연중 처음으로 흑자(black ink)를 기록하는 날이라는 데서 연유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고객이 직접 상점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이 날이 큰 인기를 끌자 근래 들어 온라인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 첫 월요일을 사이버 먼데이로 정하고 인터넷 쇼핑 할인 행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손님을 끌기 위한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제 살 깎아먹기식'의 적자도 발생한다고 해서 최근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바로 전날인 추수감사절을 '레드 서스데이(Red Thursday)'라고 부른다.
이런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는 수많은 미국인들이 원하는 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 전날인 목요일부터 상점 앞에 줄을 서서 개장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CBS는 이날 "장난감 전문 유통업체인 토이즈 아 어스(Toys R Us) 등 일부 업체는 아예 목요일부터 문을 열었다"며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 기간부터 주말까지 미국인 1400만명이 쇼핑을 즐길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 때까지 명절 맞이 쇼핑 시즌 기간이 예년보다 짧아 각 업체마다 수입을 높이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보다 앞서 할인 행사를 시작한 곳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할인 행사 기간을 늘리는 것이 업체에 얼마나 많은 이익 증가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시카고의 조사기관인 샤퍼트랙(ShopperTrack)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업체들의 추수감사절 총 매상은 전년에 비해 55% 늘어난 8억1000만 달러였지만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매상은 1.8% 줄었다.
이와 함께 일부 매장의 종업원들은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추수감사절 당일로 앞당겨 실시하는 바람에 명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할 시간을 빼았겼다"며 "집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파업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값싼 제품을 구입하느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쇼핑객들이 있는 반면 불상사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오전 플로리다에서는 쇼핑에 눈 먼 아빠가 자신의 아기를 차 안에 남겨 둔 채 쇼핑을 즐기다 중범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아기의 아빠는 "부인이 아기를 돌보고 있을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당시 아기의 엄마도 다른 매장에서 줄을 서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정된 수량의 제품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몸싸움도 곳곳에서 벌어졌으며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싸움을 말리던 경찰이 부상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한국 전자제품의 인기가 상당히 높았다는 반응이다. 워싱턴DC 수도권 지역의 WTOP 라디오 방송은 이날 블래 프라이데이를 맞아 눈길을 끄는 제품으로 삼성과 LG의 텔레비전을 소개하면서 특히 두 사람이 한 화면에서 동시에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개발된 신형 텔레비전에 관해 상세히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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