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기를 살리자>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하다"… 증권사 생존위해 안간힘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증권사들이 과다 경쟁과 주수입원인 수수료 수익 감소 등으로 생존의 기로로 내몰리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 중소형 증권사들은 업무 특화 등으로 살아갈 길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단기적으로 증권업종이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지난달 21일 1493.12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금융위기의 정점에 있던 2008년 11월 20일 1548.77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증권업종지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증권사들의 수익 감소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9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45억원보다 85.7% 줄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23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2%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사 수익 감소는 거래대금 감소 때문이다. 코스피는 2000선을 웃돌고 있지만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거래대금은 2조7000억원 정도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부문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44.2%로 미국(21.6%)이나 일본(25.7%)에 비해 많이 높다. 거래대금 감소가 증권사에 치명적인 이유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성장에 부정적인 정책 기조와 더불어 개인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화된 점이 증권업종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래 전망도 밝지 않아

증권사들이 과도한 경쟁, 수익성 하락 등 구조적인 문제들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증시 침체 지속, 인구 고령화,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의 영향력 증대 등으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4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대형증권사들이 투자은행업무 확대 및 기업금융업무 진출 등을 통해 업무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동원능력과 네트워크는 크게 부족하다.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해외에 진출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지만 해외 금융시장에 관한 정보, 업무의 전문성, 네트워크 등이 부족해 외국 증권사에 밀리고 있다.

또한 해외 진출 전략도 서로 비슷해 해외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 간 과도한 경쟁으로 적정 수준의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동양증권의 계열사 기업어음(CP), 회사채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것도 문제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선, 증권사 인수ㆍ합병(M&A) 촉진 등 규제 완화와 펀드시장 활성화 및 새로운 선물시장 개설 등 먹거리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증권업이 단기간에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증권산업의 방향성은 성장 비즈니스의 활성화와 산업의 구조재편 가속화로 요약된다"며 "이는 증권사들의 사업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수혜주를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업이 적정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증권사 1~2개를 포함해 증권사수를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며 "대형 증권사는 기업금융업무 진출 등에 따른 위험증가를 감안해 적정수준의 건전성 규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하고, 중소형 증권사들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산관리업무, 온라인 영업, 특정 산업 및 지역에 특화된 영업 등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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