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한국은 세계 개도국들의 발전 모델…발전에 대한 책임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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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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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세계은행 총재 [사진 = 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국은 과거 '바스켓 케이스(불구자)'라 불리며 희망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어떤 국가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롯한 세계 개도국들의 중요한 발전 모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 개소식 참석차 방한한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3일 유례없는 발전을 이룬 한국경제가 세계 개도국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또 한국이 그만큼의 성장을 이룬만큼 책임감을 지녀야 하며 아프리카의 성공 가능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오찬간담회와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한국은 1950년대 초 1인당 GNI(국민총소득)이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낮은 67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만달러를 넘기며 원조대상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라며 "한국의 (발전)경험은 큰 의미가 있다. 이제 한국은 G20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년까지 극빈을 종식하고 동반 번영을 촉진해 각국 인구 중 하위 40%의 소득증대를 이루겠다는 세계은행의 전략을 소개하며 "이는 틀림없이 거대한 도전이지만, 한국이 해낸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세계은행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만큼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1964년 다섯살 때 치과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던 김 총재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꿈을 향한 적극적인 열정과 함께 한국의 경제발전에 걸맞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태어났을 때 한국은 굉장히 빈곤했지만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미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본인이 열정을 가진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한국인으로서 뿐 아니라 전 세계 일원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한국은 세계 빈곤퇴치 뿐 아니라 의료나 교육 부문에서도 큰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입지에 와 있다"며 "젊은이들을 포함해 한국은 이제 예전보다 더 많이 밖(해외)을 내다보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한국 정부 외에 국내 민간기업들과 개발원조 논의에 대해서는 "이미 세계 각 개도국에서 많은 한국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 진행 상황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아울러 세계은행 총재로서 북한에 대한 지원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독일의 경우 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에 서독이 동독에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세계은행이 이러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 돌파구가 이뤄진다면 세계은행 뿐 아니라 IMF 등이 그 즉시 지원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다만 정치적 문제와 별개로 민간차원의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유감스럽지만 북한이 세계은행 회원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답했다.

4일 인천 송도에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출범식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와 함께 참석한 뒤 성균관대 포럼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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