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두 정상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유럽연합(EU) 등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스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 1961년 양국 수교 이래 파풀리아스 대통령이 처음이며,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1987년 7월 외무장관 재임 시절 한 차례 방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올해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방한한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해로 당시 그리스는 연 1만여 명의 많은 군대를 파병했다"면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리와 함께 싸운 혈맹이라는 것을 우리 한국 국민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사의(謝意)를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그리스는 한국이 처음으로 조선사업을 시작했을 때 세계 최초로 선박을 발주해 주었고 이후로도 긴밀한 협력을 해 온 아주 소중한 나라"라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교역과 투자, 문화·인적교류 등이 확대돼 양국 간 실질협력이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2년 전) 아테네에서 (특사로) 뵙게 된 이후로 오늘 이렇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뵙게 된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며 "저도 항상 이야기하듯이 양국은 혈맹관계다. 그리스 전사들은 아직 한국에 묻혀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1년 5월 한ㆍ그리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그리스를 방문해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면담한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참전 당시 숨져 한국땅에 묻힌 그리스 젊은이들을 언급하며 "그리스 청년들과 (한국 땅에서) 매일 함께 하고 있다"며 사의를 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리스는 한국의 조선 산업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한국의 선박수출 제1위 대상국”이라고 강조하면서 “한·그리스 양국이 갖고 있는 조선·해운 분야에서의 상호 호혜적 협력이 심화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그리스로부터의 선박 수주량은 우리 총 수주량의 24.9%로 1위이며 지난해 대(對)그리스 수출액 19억달러 중 선박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1%인 15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박 대통령은 최근 그리스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위기 극복 정책을 평가하고, "국영기업 민영화 및 지하철 등 각종 교통 인프라 구축사업 등에서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쌓아온 한국 기업들이 그리스의 공항·항만·철도 분야 등에 참여해 그리스의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9880만달러 규모의 아테네 e-ticketing 사업에 우리 기업 LG CNS가 그리스 기업 Terna와 컨소시엄으로 참여중이며, 내년 6월 3억불 규모의 데살로니카 경량전철 차량 공급사업에 한화, 현대로템 컨소시엄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아테네 4호선 건설(26억달러), 전동차 공급사업(2억6천만달러) 입찰에 현대건설과 로템이 참여를 추진하고 있고, 아테네-글리파다 경량 전철 차량 공급 사업에도 현대 로템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또 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FTA가 활성화될 경우 한국과 그리스를 포함한 EU 등 양측 모두에 교역·투자 확대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리스 정부가 조속히 국내 비준 절차를 마무리해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벨기에·프랑스·그리스·이태리·스웨덴·핀란드(6개국)을 제외한 21개국은 국내 비준절차가 완료됐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체류비자가 1년 경과한 뒤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어려움과 비자발급에 오랜 시간(2∼3개월)이 걸리는 문제를 제기하며 그리스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조세부과 이의 시 일반법원 소송이 아닌 행정심판 소송 등의 대안 마련과 기업 자체 비용으로 연 1회 세무감사가 의무화돼 있는 것을 2년마다 한차례로 완화해달라는 것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사이버 안보·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대응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한·EU 차원의 협력·공조 심화, 그리고 △유엔(UN) 등 다자무대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협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정전 60주년과 관련,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및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그리스의 이해와 지지를 구했고 파풀리아스 대통령도 박 대통령의 외교ㆍ안보 방향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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