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 아무도 결과를 모른다.” ‘골프 승부는 퍼트가 결정한다.”
골프계의 속설을 잭 존슨과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의 셔우드CC(파72)에서 펼쳐진 ‘노스웨스턴 뮤추얼 월드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 최종라운드.
존슨은 10번홀까지 우즈에게 4타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그는 11,12,1,6,17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그 사이 제자리걸음을 하던 우즈를 따라잡았다.
18번홀(길이 444야드)에 다다랐을 때 둘은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선두였다. 그 홀은 그린 앞에 연못이 자리잡고 있다. 우즈를 응원하는 많은 갤러리들은 그린 뒤에 자리잡고 있었다.
존슨의 두 번째샷이 짧아 물에 빠졌다. 우즈의 이 대회 여섯 번째 우승이 확정적인 듯했다. 그러나 1벌타 후 드롭존에서 친 존슨의 네 번째샷이 홀로 들어갔다. ‘파’였다. 우즈가 빙그레 웃었다.
둘은 18번홀에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그 때까지 연장전 전적은 우즈가 11승1패, 존슨이 3승1패로 우즈가 압도했다. 더욱 우즈가 호스트인 대회가 아닌가.
둘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궜다. 우즈가 먼저 두 번째 샷을 했는데 볼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존슨의 샷은 홀 왼편 8m지점의 그린에 멈췄다.
우즈의 벙커샷은 홀을 약 1m 지나쳤다. 존슨은 어렵지 않게 파를 하고 우즈의 파퍼트를 기다렸다. 퍼터 헤드를 떠난 볼은 홀 왼편으로 떨어지는가 싶었으나 가장자리를 스치고 나와버렸다. 캘리포니아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장식하려던 우즈는 존슨에게 다가가 축하의 악수를 청했다.
존슨은 우승상금 100만달러(약 10억6000만원)를 받았다. 이는 그가 올해 미국PGA투어에서 유일하게 우승한 BMW챔피언십의 상금(144만달러)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그는 지난주 세계랭킹 16위였으나 이 우승으로 생애 처음으로 랭킹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존슨은 2007년 마스터스를 포함해 미PGA투어에서 10승을 거뒀다. 2013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78.8야드로 이 부문 랭킹 153위인 ‘단타자’다. 그런데도 특유의 정확성과 퍼트, 그리고 인내심으로 ‘거함’을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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