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부작용 속출… "해킹·자금세탁에 짝퉁 비트코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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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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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ㆍ김근정 기자 = 가상화폐 '비트코인' 투기 열풍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올 들어 비트코인의 가치가 80배 이상 폭등하면서 거래가 활성화되자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와 달리 중앙 금융기관에 의해 유통·관리되지 않고 교환자간 직접거래로 유통된다. 현금화하기 쉽고 추적이 어려워 자금세탁 및 금융범죄 등에 이용되고 있다. 사이버 화폐시장이 커지면서 온라인 해킹도 급증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짝퉁 버전 등 리스크 높은 가상화폐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비트코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해킹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랜섬웨어 바이러스가 지난 2년 반 동안 10배나 증가했다. 랜섬웨어는 인터넷 사용자의 컴퓨터에 잠입해 내부문서 등을 암호화한 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는 해킹이다. 지난 3분기에만 렌섬웨어의 공격은 30만건에 달했다. 해커들은 피해자에게 수백만 달러의 금품을 요구했으며, 주로 비트코인으로 받았다. 신용카드 및 통화보다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이를 이용한 해킹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호주 비트코인 거래사이트에서 100만 달러(약 10억5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도난당하기도 했다. 미국 거래업체인 비트플로어에서도 지난 10월 25만 달러(약 2억6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해킹당했다. 비트코이니카에서는 지난해 비트코인 22만 달러(약 2억3000만원) 상당을 해킹으로 잃었다.

온라인 범죄가 늘어난 이유는 비트코인의 익명성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공식 조직도 없다.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현금화하기가 쉽고 자금세탁에 이용할 수도 있다. 금융시장의 자본규제가 강화되고 높은 세금이 부과되지만 비트코인은 이를 피할 수 있다. 거래를 안정화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할 메커니즘이나 관리·감독기관이 없기 때문에 폭등·폭락 가능성도 높다. 지난주 도쿄 마운트콕스거래소에서 1200달러를 넘었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650달러(약 68만원)로 반토막났다.

문제는 범죄로 악용하기 쉬운 비트코인의 유사화폐가 무분별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차이저우바오(理材周報)는 비공식 통계를 인용해 비트코인 유사화폐가 이미 약 70~80종에 이르며 일부 화폐의 거래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들은 비트코인과 비슷한 원리다. 직접 채굴할 수 있고 매매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업그레이드판으로 불리는 유명한 라이트코인(LTC)의 거래가는 지난주 400%나 급등해 30달러까지 치솟았다. 라이트코인의 시장가치만 6억7000만 달러(약 7059억원)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비트코인의 짝퉁 버전 화폐도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산자이(山寨 가짜·짝퉁) 화폐는 가격변동 폭이 크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해 중국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산자이 화폐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 대부분이 낮은 가격에 사고 높은 가격에 파는 투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다. 한 중국 관련 전문가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산자이 화폐의 가장 큰 리스크는 양도를 받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산자이 화폐시장은 곧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의 부작용이 커지면서 각국 금융당국은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중국 통화당국인 인민은행은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다"라며 "법적인 보장은 없다"고 못박았다. 미국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유통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허가제 등 구체적인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 영국도 국세청이 감독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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