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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은 12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내년은 심리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경영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미 경제민주화는 상당부분 진행됐다고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경제민주화가)너무 과하게 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상당히 많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돼, 완급의 조절과 현실의 반영을 해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컨데 대기업의 과도한 편익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규제가 중소기업에게 제약으로 작용하는 등 원래의 뜻과 달라진 법안들이 많다"며 "국회나 정부에서도 이들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실적인 반영을 적극적으로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국회와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애쓰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정책을 입안할 때 기업인들의 초청 등을 통해 조금 더 산업계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올 한해를 정라하면서 생각을 국내 경제회복세 가지로 정리했다"며 △대외경제여건에 대한 대응 강화 △내수산업 확대 등 국내 경제회복을 위한 준비 △제조업 경영환경 개선 등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선진국 중심으로 경제 호전이 예상되고 우리도 3%대의 경제회복이 예상되지만 기저효과나 착시효과 등으로 체감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회복의 준비를 하지 않는 기업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최근 제조업 르네상스시대를 열고 있는 반면에 우리는 거꾸로 노동환경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며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시기나 완급의 면에서 지금은 지나치다라는 생각"이라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소통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사회가 일방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공감을 얻지 못하면 하고자 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국회와 정부,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창조경제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현 시점이 제조업 중심에서 이노베이션 경제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고, 창조경제를 중심으로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도 적절한 정책이라고 본다"며 "다만 효과가 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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