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철도파업, 과연 철도민영화 저지가 명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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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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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장기화되고 있는 철도파업으로 철도민영화 논란이 뜨겁다.

철도노조측은 이번 파업이 단순히 임금을 인상하려는 것이 아니라 철도민영화 저지가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민영화가 철도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며, 자회사 설립 철회 후에는 임금 인상을 협의할 것도 시사했다. 결국 철도파업은 현재의 독점구도가 깨질 것을 막으려는 코레일의 자체 생존권 투쟁에 불과함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여러 시민단체 등이 철도노조를 지지하는 것은 왜일까. 물론 공공성이 강한 철도가 민영화되는데 따른 폐해를 우려하는 부분도 있으나 그보다는 '민영화=요금인상' 공식에 대한 우려가 바탕에 깔려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떤가.

돌이켜보면 정부는 철도 경쟁체제 도입 당시에도 "절대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철도파업과 관련해 발표한 호소문을 보면 "철도공사의 의견을 수용해 민영화를 철회하고…"라며 사실상 지난 대책이 민영화였음을 시인했다. 이렇듯 수시로 말을 바꾸다보니 정부에 대한 철도노조 및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정부는 고조되는 철도민영화 논란에 상당히 불편한 시각을 보내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철도노조가 조직적으로 철도민영화 이슈를 생산해내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은 민영화와 아무 상관이 없음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민영화를 앞세운 파업 명분을 희석시키는 데만 급급해 정작 국민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호소할 것이 아니라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으로 서비스가 개선되고 국민이 우려할만한 요금 인상 등은 없을 것이라고 홍보하는 것이 맞다. 파업을 둘러싸고 양측의 주장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오지만 수서발 KTX의 요금·서비스·운행계획을 듣지 못한 것은 기자뿐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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