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에도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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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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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산업통상부가 지정하는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 가운데 재무안정성이 취약한 적자 기업도 있어 선정 기준에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 선정 시 재무적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시장점유율과 수출실적만 보고 있어서다.

더구나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되면 정부의 자금 지원과 은행 대출심사 완화 등의 혜택을 받기 때문에 기업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산업통상부가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한 76개 기업 중 상장사는 총 31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적자이거나 지난해보다 감소한 상장사는 21개사(적자 5개, 실적 감소 16개)다.

특히 차세대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된 상장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다.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은 ‘현재일류상품’(시장점유율 5위이내)과 ‘차세대일류상품’(5년이내 진입가능)으로 나눠 선정한다. 선정 후에는 정부가 기술 개발부터 해외 마케팅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바이오 진단기기 업체인 나노엔텍의 경우 올해로 4년째 적자를 내고 있어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여있다. 나노엔텍은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16억6000만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 2010년부터 4년 연속 적자다.

A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SK텔레콤이 나노엔텍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성장 모멘텀은 있으나 문제는 관리종목 지정 여부”라며 “구조조정 등의 방법을 통해 이익을 끌어올리려 하겠지만 이번 4분기 만으로 흑자 전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컴퓨터 및 주변장치 제조업체인 디지아이도 올 3분기 누적으로 17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디지아이는 지난해에는 2827만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011년에는 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 심사 시 시장점유율과 수출실적이 선정 기준이다”며 “차세대일류상품 기업의 경우 성장성이 주된 기준이 되다 보니 재무적으로 열악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정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심사기준 충족 여부를 심사한다”며 “나노엔텍의 경우 적자지속 기간이 길어 재심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기업의 재무상태와 신용도를 확인만 하고 선정 시에는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출실적이 좋다고 해서 우량한 기업이 아니다”며 “정부에서 선정한 만큼 투자자들은 유망 기업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적자기업을 추려내는 등 기업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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