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날 밤 압둘라 귤 대통령과 회동한 후 기자회견에서 “부총리 1명과 장관 9명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각 이유에 대해서는 “개각 대상들 중 일부는 이번 비리 사건과 연관됐고 일부는 내년 3월 지방선거 출마로 사임했기 때문”이라며 “압둘라 귤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터키는 각료를 총리 추천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번 개각으로 신임 내무부 장관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측근인 에프칸 알라 총리실 차관이, 경제부 장관에 집권당 정의개발당 니하트 제이벡치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환경도시부 장관은 이드리스 귤류제 의원으로, 유럽연합(EU)부 장관은 메브류트 차부쇼울루 의원으로 각각 교체됐다.
국회 관련 업무를 담당한 베키르 보즈다 부총리는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총리는 엠룰라 이시레르 의원이 맡는다.
이번 개각에서는 내년 3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지명된 3개 부처(법무부, 교통부, 가족부) 장관들은 정의개발당 의원들로 바뀌었다.
이에 앞서 터키 검ㆍ경찰은 지난 17일 이스탄불과 앙카라에서 대대적인 검거를 실시해 주요 인사 50여명을 입찰 비리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날 체포된 용의자들 중에는 무암메르 귤레를 전 내무부 장관과 자페르 차을라얀 전 경제부 장관, 에르도안 바이락타르 전 환경도시부 장관의 아들 3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25일 사퇴했다.
체포된 용의자들 중 무암메르 귤레르 전 장관과 자페르 차을라얀 전 장관의 아들 2명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것을 포함해 모두 24명이 구속됐다.
검찰은 의회에 아들이 체포된 이들 전 장관 3명과 에게멘 바으시 전 EU부 장관의 면책특권을 박탈할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바이락타르 전 장관은 25일 민영 방송인 NTV에 출연해 “장관과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에르도안 총리도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사에서 비리 혐의로 지적된 건설 계획의 상당수는 에르도안 총리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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