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 협조하기는 커녕 역행하는 모양새다. 경쟁 업체들마저 오리온의 '돌발 행동'에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는 '초코파이 = 1위 제품'을 강조한 전형적인 '갑의 횡포'라고 주장한다.
오리온은 25일 주력 제품인 초코파이 가격을 기존 4000원에서 4800원으로 20% 인상한다고 밝혔다.
후레쉬베리는 3000원에서 3200원(6.7%), 참붕어빵은 2500원에서 2700원(8%), 고소미는 1200원에서 1500원(25%)으로 각각 올렸다. 미쯔블랙은 76g당 1200원에서 84g당 1400원(5.6%), 초코칩미니쿠키는 82g당 1200원에서 90g당 1400원(6.3%)으로 각각 변경했다.
지난해 9월 3200원이던 초코파이 가격은 24.7% 올라 4000원으로 인상됐고, 이번에 20%를 높여 4800원까지 뛰어오르게 됐다. 1년새 1600원이나 오른 셈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초코파이의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2008년 이후 177%, 설탕은 73% 올랐다고 주장했다. 노무·물류비도 각각 30% 이상 상승하는 등 원가 압박이 가중되어 4년 6개월만에 가격을 인상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초코파이 가격 인상을 두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측은 서울시 25개구 300개 유통업체에서 주요 생활필수품 31개 품목의 가격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오리온 초코파이 값이 지난해 8월 이후 28.4% 인상됐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2008년부터 초코파이 원재료 가격 증가액은 74원이지만 소비자가격은 420g들이 한 상자 기준으로 721원이나 올랐다"며 "2008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4%인 것과 비교해도 2배 넘는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재료가격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출고가나 소비자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며 "많은 식품업체들이 원가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며 가격인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오리온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정권 초기에 14%, 말기에 24%를 올리며 정부를 조롱하는 듯한 가격 정책을 펼쳐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도 물가 당국의 관리가 소홀한 박근혜 대통령 집권 1년차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력 제품 인상 폭을 낮추는 다른 제과업체와 달리 초코파이 가격만 큰 폭으로 올린 것도 비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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