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현오석, 철도노조 파업 명분 없어…"협상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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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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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철도노조 파업, 경제활성화 법안, 보건의료정책 등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경제와 민생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공공부문간 경쟁을 통해 요금은 낮추고 서비스질은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선 "명분없는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동맥을 끊는 것이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끄는 위험한 일"이라며 "정부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담화문 전문.

"국민 여러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현오석입니다. 어려울수록 국민께는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가 만사(萬事)일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지표상으로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7분기만에 3%대 성장을 회복하고, 일자리도 4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늘어났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국민과 함께 이뤄낸 참으로 오랜만에 나타나고 있는 희망적인 변화입니다.

그렇지만 서민·중소기업의 형편은 여전히 고단하고 앞으로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청년들의 고용이 부진하고, 전세가 상승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국민께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어렵게 살린 경제회복의 불씨를 확산시켜 국민들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기로에서는 특히 정부, 정치권,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모든 분들이 국민의 살림살이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앞장서 주셔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시기에 철도파업으로 국가경제에 어려움이 누적되고, 국민들의 생활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에 긴요한 법안들은 아직도 시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철도노조 파업 관련>
철도공사 노조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반대하면서 벌이고 있는 파업이 오늘로 18일이나 됐습니다.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공공부문간 경쟁을 통해 요금은 낮추고, 서비스 질은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철도는 경쟁 없이 114년을 독점으로 달려왔습니다. 경영상 비효율로 적자가 만성화 되고 막대한 부채가 쌓였습니다.

철도공사 부채는 지난 2008년 7조원 수준이었습니다만, 5년새 18조원으로 2.5배나 늘었습니다. 다른 공공기관의 부채증가 속도보다 훨씬 가파릅니다.

실제 2005년 이래 정부가 4조3천억원이나 지원했음에도, 같은 기간에 오히려 총 4조5천억원의 적자가 났습니다. 연평균 5천억원 이상씩 적자가 지속된 것입니다.

임직원 보수도 민간 유사업종에 비해 2배이상 높습니다. 철도공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47.5%(12년)로 외국 철도회사(30% 내외)보다 대단히 높습니다.

한번 입사하면 평생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직원 자녀에게 고용이 세습되기도 했습니다. '신의 직장이고, 철밥통'이라는 국민들의 비난이 과장이 아닌 셈입니다.

반면에, 잦은 고장과 운행 지연으로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거나 불안감을 심어준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경영 및 공공 서비스 평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철도는 역대 정부에서도 늘 개혁 1순위 과제였습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정부는 민영화를 통해 개혁을 모색했습니다만,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때문에 현 정부는 공공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기 위해 공공부문간 경쟁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의 ‘전부’입니다. 오직 국민에게 더 나은 혜택을 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대로 계속 빚을 늘려가다가 국민에게 떠넘길 것인가', 아니면 '경쟁으로 경영을 효율화 해 빚을 줄이고 서비스 질을 높일 것인가'의 선택일 뿐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독점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경영 개선이 어렵고, 독점의 이익은 국민이 아닌 구성원에게만 돌아갑니다.

반면에 정부 방안대로, 코레일과 수서발 KTX 자회사가 서로 경쟁하게 되면 국민들은 두 회사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원가구조도 투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면 비효율적인 경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고 요금과 서비스 경쟁이 촉발될 것입니다. 경쟁의 효과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해외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은 수서발 KTX에서만 빠르고 편안한 서비스를 받는 것이 아니고,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에서도 지금보다는 훨씬 질 높은 서비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원가절감을 통해서 부채는 크게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부담도 가벼워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당연히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개혁을 통해서 국민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철도노조에서는 하지도 않는 민영화를 핑계로 철도 파업을 강행하고, 법집행을 저지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분이 없는 것이고, 타협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막대한 적자를 누가 책임질 것이며, 국민의 부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방만경영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매년 메워넣어야 하겠습니까?

철도 노조 여러분들에게도 가족이 있겠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그 책임을 지우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철도 노조는 더 이상 국민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파업을 거두고 일터로 돌아 오셔서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대통령께서도 민영화는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확고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명분없는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동맥을 끊는 것이고,경제회복의 불씨를 끄는 위험한 일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

지금은 국민께서 불편하고 어려우시겠지만 이 시기를 이겨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부담은 줄고 혜택은 늘어나는' 국민의 철도로 만들겠습니다.


<경제활성화 법안 관련>
국민여러분!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야 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투자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각종 법안들이 조속히 집행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경제활성화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필요한 법안은 100여건에 달합니다만, 3가지 법안만 예를 들어 그 시급성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시행되면 기술개발과 해외판로 확보를 위한 외국인 합작투자가 더욱 원활해집니다.

이 경우 약 2조 3천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천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 법 통과가 지연되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는 만큼 빠른 처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도 매우 중요합니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중개업소, 이삿짐 센터, 집수리 업체 등 서민들의 체감도가 큰 분야의 경기가 안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전세값이 집을 장만하는 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법안통과는 필요합니다.

주택시장에서 매매거래가 활발해야 전세시장도 안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값이 높으니 차라리 집을 사겠다고 나섰는데, 고율의 세 부담을 져야 한다면 누가 집을 소유하려고 하겠습니까?

아울러, 관광호텔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하루빨리 집행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들어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1200만명이 넘게 우리나라를 찾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법안만 통과되어도, 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 7천여개의 고용이 창출될 수 있습니다.

사회일각의 위해성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서비스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더욱이 관광분야 일자리는 젊은이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입니다. 제조업 등에 비해 고용효과도 큽니다.

근거없는 우려 때문에 법안 통과가 지연된다면 일자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걱정 때문에 손 놓고만 있는다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일자리는 얻어질 수 없습니다.


<보건의료정책 관련>
최근 정부가 발표한 보건·의료 정책도 의료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국민여러분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과 의료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원격의료는 최근 눈부시게 발달한 IT기술을 활용하되, 고혈압·당뇨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에 대해 의사를 만나는 대면진료를 보완할 수 있도록 도입됩니다.

또,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농어촌 지역, 섬, 산골 등에 사시는 분, 연세가 많은 분, 장애 때문에 병원 가기 힘드셨던 분들이 혜택을 보게 됩니다. 집에 있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쉽게 진찰을 받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은 이미 U헬스를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손발을 다 묶어서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국민을 위해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해서야 되겠습니까?

국민여러분, 의료법인의 자법인 역시 주차장, 장례식장, 해외환자 유치업 등 의료법인에게 허용되는 부대사업에 한해 도입됩니다.

의료기관 본연의 업무인 의료업은 지금처럼 비영리 의료기관만이 수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은 환자진료업무에 더욱 충실하게 되고, 자법인이 확보한 수입은 비영리 모법인에 재투자되는 선순환구조가 마련될 것입니다.

자법인을 통해 해외환자 유치, 신약·의료기기 산업 등과의 융복합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료서비스 기반이 강화되고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일자리도 창출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들께서는 의료비가 크게 오르거나 의료의 공공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걱정은 전혀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맺음말>
국민여러분!

예산안, 세법, 민생법안들이 제때 처리되어 국민, 기업, 정부 등의 경제주체가 ‘준비된 내년’을 맞이해야 맞지만, 지금은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철도도 오늘 내일 당장 정상화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참담한 심경입니다.

연말연시에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이처럼 안타까운 말씀을 올리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국민 여러분 !!

정부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 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듯이, 세계적인 불경기를 이겨 내려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 어려운 상황에 불법 철도파업으로 산업·수출·물류 등 경제 전반에 걸쳐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났습니다.

철도를 그렇게 사랑하고 지키고 싶다면 더 이상의 손실을 막아야 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좀 늦더라도 올바르게 갈 것입니다. 국민께서 힘을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을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 이번에는 꼭 국민 눈높이에 맞는 원칙과 상식을 정착시키겠습니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국민 여러분께 걱정 대신 행복한 삶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며칠 남지 않은 계사년 마무리 잘 하시고,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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