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판도 '확 바뀐다'…우리금융지주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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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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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 기준' 농협금융 5위에서 단숨에 2위로 껑충

아주경제 김부원·이수경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내년 초 우리은행과 합병 절차에 들어가면서 금융권 지주사의 판도가 확 바뀌게 된다.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을 일괄 인수하게 될 농협금융그룹은 업계에서 위상이 크게 뛰어오르면서 지주사의 역할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 금융권에 수년간 KBㆍ우리ㆍ신한ㆍ하나금융이 구축했던 이른바 '4대 금융그룹'의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내년 초 우리은행과 합병하며 13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금융 14개 계열사 중 이미 8개 계열사가 우리금융에서 분리됐다. 우투증권 패키지 3개사는 농협금융지주, 우리자산운용은 키움증권, 우리F&I는 대신증권, 우리파이낸셜은 KB금융으로 넘어간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도 오는 3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1월 주주총회를 거쳐 2월 인적분할로 우리금융에서 떨어져 나간다. 남는 계열사는 우리은행 외에 우리FIS, 우리프라이빗에퀴티(PE), 우리카드, 우리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6개다.

우리금융은 현재 진행중인 증권계열과 지방은행 계열 매각이 완료되면 우리은행과 주식교환비율을 정해 양쪽 이사회 의결을 거쳐 우리은행에 합병된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 판도 역시 완전히 바뀐다.

자산 기준으로 우리금융은 1위에서 5위로 내려 앉는다. 9월말 현재 우리금융 자산은 428조6000억원이지만, 우투증권 패키지와 지방은행 매각 후에는 263조3000억원으로 크게 떨어진다.

자산 367조7000억원으로 2위인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계열사 인수합병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동안 '4대 금융그룹'에 속하지 못했던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에 힘입어 2위로 껑충 뛰어 오른다.

자산은 255조4000억원에서 336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 후 자산은 35조원가량 늘어 약 290조원이 된다"며 "우투증권의 신탁까지 포함할 경우 336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자산이 300조8000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며 4위에서 3위로 오른다. 자산 300조6000억원인 신한금융은 3위에서 4위로 밀린다. 이같은 금융그룹 판도 변화에서 무엇보다 눈에 띠는 부분은 농협금융의 도약이다.

지난 7월 취임한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그동안 우투증권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결국 최대 경쟁사였던 KB금융을 누르고 우투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이로써 임 회장은 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부문 강화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금융그룹의 위상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반면 KB금융은 우투증권 M&A 대전에서 체면을 구겼다.

그렇지만 아직 KB금융의 '완패'라고 보긴 어렵다는 게 금융ㆍ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동양증권에 이어 앞으로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예정이며 KB금융이 유력한 인수 후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우투증권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다른 대형 증권사 인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고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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