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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사옥.
자산규모 5조원대인 아주캐피탈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주그룹은 금융 계열사인 아주캐피탈을 매각키로 하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최종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아주산업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지분 74.16% 전량이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매출 7921억원, 당기순이익 191억원을 기록한 '알짜' 매물로 꼽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주캐피탈이 우량기업이라는 점에서 매각가액을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그룹은 아주캐피탈 매각과 관련해 "동반성장이 가능하고 고객에게 가치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고민 끝에 어렵게 내린 결단"이라며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 힘쓰고 미래성장 가능성이 큰 신규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주그룹은 지난해 매출 2814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아주캐피탈 제외)의 실적을 냈으며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EBITA)은 29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83%, 차입금 의존도는 30% 수준이다.
현재 아주캐피탈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으나 캐피탈사를 자회사를 둔 금융지주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파이낸셜 인수전에 뛰어 들었던 KB금융지주와 아주캐피탈의 지분 중 12.85%를 보유한 신한은행(신한금융지주)의 인수전 참여가 유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자회사인 신한캐피탈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캐피탈은 현재 자산 3조5000억원대 규모다.
하지만 캐피탈업계 역시 불황을 겪고 있어 알짜 매물임에도 불구하고 매각 흥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캐피탈업계가 취급 수수료 폐지 등 여러 규제들로 인해 업황이 좋지 않아 타 매물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며 "게다가 아주캐피탈의 경우 자동차 관련 캡티브 마켓이 없다는 한계로 인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매각이라는 것이 가격 등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매각주관사가 선정된 정도의 단계이며 추후 결정된 사항이 있으면 바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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