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AP, 신화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ㆍ독립과 연방제 채택을 요구하는 친러시아계 분리주의 시위대와 진압 부대 사이에 유혈 충돌이 발생했고 미국과 유럽 각국들은 이번 사태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이에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논의에 긴급 회부했다.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위기 상황을 유엔 안보리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논의에 회부한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지역) 주민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노선을 택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우파 진영 무장 세력과 다른 불법 무장 부대를 동원한 시위대에 대한 거친 무력 사용 시도를 엄중히 비난한다”며 “이제 우크라이나 내전을 피하는 방안은 오로지 서방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9시) 긴급회의를 개최해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 슬라뱐스크에서 (진압 부대와 시위대) 양측 모두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며 “우리 측에선 국가보안국 장교 1명이 사망하고 보안국 테러대응센터 부대원 1명과 또 다른 4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분리주의자 진영에서도 수를 확인할 수 없는 사상자가 나왔다”며 “분리주의자들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분리주의 시위대는 슬라뱐스크의 경찰서와 보안국 건물, 시청 등을 장악했다. 이들은 자동 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했고 규모는 수백 명 정도다.
도네츠크주 주정부 보건국도 “슬라뱐스크의 분리주의 무장 세력 진압 작전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슬라뱐스크에 이웃한 북부 도시 크라스니리만과 크라마토르스크 등에서도 분리주의 무장 시위대가 지역 경찰서 건물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에서 “우크라이나 안보ㆍ국방위원회가 분리주의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한 대규모 테러대응 작전을 벌이기로 결정했다”며 “분리주의 시위대는 14일 아침까지 점거하고 있는 관청 건물들에서 떠나라”고 최후통첩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슬라뱐스크에서 벌어진 유혈 충돌을 심각하게 여긴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의 군대를 철수하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EU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수호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EU 외무장관들은 14일 이번 사태에 대해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회담을 개최한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이번 공격은 아주 전문적이고 조직적”이라며 “무장 세력이 6∼7개 도시에서 정확히 같은 행동을 했다. 이는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명백한 징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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