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친구체육복 입은 딸 시신, 목포-안산 2번 오간 뒤에야 '안치'

사망자 시신 운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도= 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홍종선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의 사망자 신원 확인이 허술하게 이뤄지면서 시신이 뒤바뀌는 일이 적지 않다. 시신을 품에 안았지만 내 자식이 아니거나 구조의 희망을 놓지 않던 부모의 품에 수백㎞를 오간 자식의 시신이 돌아왔다는 사연들은 온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린다.

경기도 안산 단원고 박모 군의 부모는 실종된 아들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아들이 아니었고 무너지는 가슴을 안고 발길을 돌렸다.

MBC 보도에 따르면, 단원고 학생 김모 양의 시신은 목포와 안산을 두 번 오가고서야 안치됐다.

같은 반 친구의 체육복을 입고 있던 김양의 신원을 해경이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체육복 소유자의 가족에게 통보한 게 원인이었다. 목포를 출발한 김양의 시신은 지난 18일 새벽 4시 30분 안산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가족들은 시신을 보자마자 한눈에 자신의 딸이 아님을 알았다.

기적을 빕니다. 오열하는 실종자 가족. 진도= 이형석 기자


결국 시신은 다시 안산을 출발해 목포로 내려갔고 18일 오전 10시 30분 목포에 도착했다. 김양의 시신은 신원을 확인한 뒤 다시 안산으로 향했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안산에 돌아와 가족을 만났다.

김양의 아버지는 "눈을 완전히 다 못 감았더라.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라고 말하며 목포와 안산을 두 번 오가고서야 마주하게 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호 구조 현장에서 시신이 뒤바뀌는 일이 잇따르자 해경은 DNA 체취 등을 통해 고인의 신원 확인에 더욱 엄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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