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단원고-제주해경, '8시 10분 통화'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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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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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현장 [사진= 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안산)= 안산 단원고등학교 측이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40여분 전 제주해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주해경 측이 전면 부인하고 있어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단원고 A교사는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 10분 교무실로 걸려온 전화를 자기 자리에서 당겨 받았더니 '제주해경'이었다고 주장했다.

단원고는 40분 뒤 교감으로부터 '배에 문제가 있다'는 전화를 받은 데 이어 5분 뒤 '침수가 시작됐다. 배가 좌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사고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 같은 내용은 단원고가 16일 오전부터 사고상황판에 모두 기록해 놨으며, 오전 10시 8분 상황판을 사진으로 찍어 그대로 경기도교육청에 보고했다.

하지만 A교사가 전화를 당겨 받은 탓에 발신자의 전화번호는 기록돼 있지 않았다.

A교사에 따르면 이 발신자는 ‘제주해경이다. 세월호와 연락이 안 되는데 교사 한 분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번호를 알려주자 ‘그 번호는 이미 해봤는데 통화가 안 되니 다른 번호를 알려달라’고 재차 요구, 다른 교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다.

'8시 10분 미스터리'를 놓고 '제주해경이 사고 발생 40분 전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도 늑장 대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제주해경은 '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16일부터 어제(20일) 저녁까지 모두 4차례나 경찰서, 파출소, 관제센터 등 해경이 있는 모든 곳을 조사했지만 단원고와 전화통화를 한 직원은 없었다"며 "단원고의 전화통화 내역을 전달받아 의혹을 풀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해역은 진도해경 관할이어서 제주해경이 전화를 걸어 확인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제주해경은 합동수사본부에 해경 측 입장을 전달하고 통신내역 제출을 요구하거나 정식으로 통신사실확인원을 요청해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해경이 전화를 걸지 않았다면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왜 제주해경을 사칭했는지 등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경기도교육청 역시 세월호 침몰 당시 '오전 8시 10분 제주해경으로부터 사고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초기 대응체계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고 당일 학생 구조인원 숫자 실수로 공분을 샀던 만큼 이번 대응 부실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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