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상, 15년만에 유엔총회 참석...'북미관계' 개선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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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3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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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내달 제69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5년만에 미국을 방문한다. [사진 = YTN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북한 외무상(외교부 장관)이 다음 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다. 15년만에 이뤄지는 이번 방문을 통해 북한과 미국의 경색된 관계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지에 주목된다. 

3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오는 9월 24일부터 시작되는 제69차 유엔총회에 맞춰 북한방문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해 각국 대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리동일 북한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는 전날 리 외무상의 방미 계획과 관련,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그렇다"고 밝혔다. 다만, 리 외무상의 구체적 방미 날짜와 미국 내 세부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방문은 1991년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이후 단 2차례 밖에 없었고, 이번 방문이 이뤄지면 15년만의 일이다. 북한 외무상이 마지막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한 것은 1999년 백남순 당시 외무상 때로, 이후 북한은 차관급인 외무상 부상이나 유엔대사를 유엔총회에 파견해왔다.

특히,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유엔차원을 넘어 북한 고위 인사의 미국 방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방문 기간 중 리수용 외무상은 미국 당국자들과 공식·비공식 접촉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리나라와 미국간 3자 관계개선을 위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외교전문가들은 이번 리수용 외무상의 방문을 두고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찾았을 때 북·미 관계가 개선됐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번 방미를 통해 리수용 외무상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 북·미, 남·북 관계 개선을 시도할 공산이 크며 미국도 이에 맞춰 일정 수준 이상의 화답을 내놓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최근의 북한 문제를 감안하면 반대라는 견해도 있다. 

북한은 인권 문제와 핵·미사일 안보 등에 관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외무상의 방미가 이런 이슈를 악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겨냥해 '북한 정권 붕괴', '평양 침공' 등의 목적이라며 미국과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내달 중순부터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외무상의 방미 등이 이뤄지면 북미 간 관계개선 신호로 볼 여지도 없지 않다"면서도 "유엔총회라는 자리에서 북한이 미국 등 주요국과 얼마만큼 유화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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