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국영석유기업인 시노펙(중국석화·中石化)가 소매사업부 '시노펙세일즈'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면서 혼합소유제 개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시노펙이 14일 저녁 홈페이지를 통해 25곳 투자자에 주유소 및 편의점 등 사업을 담당하는 시노펙세일즈 지분 29.99%를 1070억9400만 위안(약 18조1363억원)에 매각했다 밝혔다고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이 당일 보도했다.
이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국영기업의 수익성과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 당국이 추진하는 국유개혁의 일부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개최된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민간기업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정부와 민간이 국유기업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혼합소유제' 개혁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서 7월에는 6개 국유기업의 민간투자 유치 시범실시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시노펙이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
시노펙세일즈는 중국 전역에 3만개 주유소와 2만3000개 편의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지분 매각의 가격은 장부가치에 20%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시노펙은 설명했다. 25개 투자자 및 기업들은 투자액수에 따라 0.1%에서 최대 2.8%의 지분을 나눠갖는다.
이번 지분인수에 참여한 25곳 투자자 중 100억 위안 이상을 투자해 2.8% 지분을 차지한 기업은 중국생명(中國人壽) 보험회사와 중국 인터넷 포털 및 게임업체인 텐센트 홀딩스 운영펀드, 첸하이(前海) 골든브릿지 펀드 ILP, 자스(嘉實)자산관리운용회사 등 총 4곳이다.
이 외에 복합기업 푸싱(復星·Fosun)그룹과 ENN에너지홀딩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 골드만삭스 그룹의 중국내 파트너였던 리처드 옹이 운영하는 RRJ 캐피탈도 시노펙 지분인수에 동참했다. 시노펙은 이번 지분인수에 참여한 민간 투자자에 이사회 의석 일부도 내줄 계획으로 알려졌다.
푸청위(傅成玉) 시노펙 회장은 "시노펙세일즈가 운영하고 있는 주유소 등 사업은 현금이 쏟아지는 그야말로 '금광'"이라며 "시노펙세일즈의 기업공개(IPO) 계획도 있다"고 향후 성장가능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노펙은 앞서 2월 개최된 제5기 이사회 제14차 회의에서 '시노펙세일즈 구조조정, 혼합소유제 경영방안'을 통과시키고 지분매각을 통한 민간자본과의 협력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올해 말 지분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됐으나 지난 10일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푸 회장이 “연말까지 기다릴 것 없다, 곧 알게될 것”이라고 말해 혼합소유제 실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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