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김광현의 MLB행 무산, 기아·SK는 웃는다

[KIA, SK제공]

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야구선수의 꿈인 메이저리그를 꿈꿨고 거의 다 온듯했다. 하지만 끝내 메이저리그는 양현종과 김광현에게 지금은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선수의 빅리그 무산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가 있다. 바로 원소속팀 SK와 KIA다.

사실 두 선수가 나가면서 안겨줄 대가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어차피 나갈 선수를 국내 팀에게 주지않으면서 큰 금액을 받고 파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 류현진이 250억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포스팅으로 안긴 사례가 있기에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과 양현종, 김광현은 달랐다. 먼저 포스팅을 신청했던 김광현은 고작 200만달러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낙찰됐을 뿐이다. 20억원이면 국내에서도 그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기에 SK는 실망했지만 선수의 의지를 존중해 금액을 수용했다.

그러나 결국 개인협상에서 샌디에이고와 김광현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김광현은 올해는 더 이상 미국에 갈 수 없게 됐다.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지 못해 물러난 이만수 전 감독 이후 선임한 김용희 신임감독에게 SK는 최정을 역대 FA 최고 계약인 4년 86억원을 안겨주며 신뢰를 준 바 있다. 최정에 이어 김광현까지 돌아오며 김용희 감독은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김광현의 존재는 1선발 그 이상으로 팀 프랜차이즈 스타의 의미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 역시 포스팅을 시도했지만 150만달러 선에서 입찰이 끝났고 KIA는 너무 적은 금액에 거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양현종과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내년시즌에도 계속 함께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며 KIA 역시 신임 김기태 감독에게 여유를 불어넣어 줄 수 있게 됐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모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며 내년 시즌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던 차였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개인적인 꿈은 아쉽게 됐지만 두 팀 입장에서는 조건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해외진출도 불발돼 비록 원래 데리고 있던 선수긴 하지만 ‘든든한 1선발’을 얻은 기분일 것이다.

내색은 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 좋고 나쁨을 따지면 당연히 좋은 쪽일 수밖에 없다. KIA와 SK는 돌아온 1선발과 새로운 감독으로 못다 이룬 4강의 꿈에 도전할 채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