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창립회원국 간 지분율 배분 등과 관련한 운영 규정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회원국 간 지분율 배분 문제다. 일본 지지통신은 중국의 출자비중을 29%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그 다음은 인도로 출자비중이 약 10 %선에서 맞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20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AIIB 수석협상대표 회의에서는 회원국간 지분율 배분, 지배구조 구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창립 회원국이 크게 늘면서 각국이 이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결권과 직결되는 AIIB 출자 비중은 본래 원칙적으로 각국 경제규모에 따라 결정한다. 중국은 당초 최대 50% 지분 확보를 노렸으나 결국 출자 비중은 30%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사회 운영 방식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당초 계획과 달리 각국에서 선출한 12명의 이사진이 베이징 본부에 상근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원래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른 국제기구와 달리 이사회를 본부에 상주시키지 않는다는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AIIB가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상임이사회를 구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출을 승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19일 보도했다.
AIIB 초기 자본금은 본래 예상한 500억 달러보다 두 배 많은 1000억 달러(약 109조원)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풍부한 초기 자본금으로 AIIB의 신용을 높여 중국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을 비롯한 57개 AIIB 창립 회원국들은 이달 중으로 AIIB 운영규정 초안을 확정해 6월 25일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에서 창립 협정을 정식 체결하고 연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은 향후 5년간 아시아 신흥국에 1000억 달러를 투입해 인프라 건설에 나설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1000억 달러는 중국이 주도한 AIIB 초기 자본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일본이 아시아의 경제 주도권을 놓고 중국과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세계은행도 AIIB 창설에 즈음해 향후 3~4년간 인도네시아 인프라 설비 구축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110억 달러 차관을 지원하기로 20일(현지시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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