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중국 조선업… 벌크선 위축 가속화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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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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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이 건조한 벌크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성동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 조선업계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저가수주 물량과 벌크선 수주급감, 선박 해체 시장 침체 등 넘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선시황 악화가 아직까진 국내 조선사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만큼 지속적인 하락은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중국 외신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건조 및 수주활동을 진행중인 88개 중국 조선업체의 전체 매출액은 646억7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가 상승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총이익을 살펴보니 전년 동기 대비 87.8%가 급감한 1억70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가 수주물량 건조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중국은 건조가 쉬운 벌크선과 해양플랜트 지원선(OSV) 등을 집중적으로 수주했는데, 2013년 말까지 수주한 선박들 대부분이 저가수주 물량들이다. 후 웬밍(Hu Wenming) 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 회장은 올해 조선업 전망 당시 “신조선가가 2013년 하반기부터 회복됐으나 마진은 2016년에 나타날 것”이라며 “2015년은 저마진 상황을 피할 수 없다”고 내다본 바 있다.

특히 벌크선의 경우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지난 11일(현지시간)기준 629포인트를 기록, 손익분기점인 1000포인트를 크게 하회하고 있어 근래에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수주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223만CGT(수정환산톤수)를 수주한 반면 중국은 195만CGT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433만CGT로 글로벌 1위를 지켜나갔다. 즉 벌크선 발주가 줄면서 중국이 글로벌 3위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또한 벌크선의 신조 발주를 위해서는 낡은 선박의 해체가 선행돼야 하지만 스크랩(고철)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선박 소유주들이 딜레마에 빠진 점도 중국 입장에선 악재다. 그리스 해운중개업체인 인터모달 십브로커에 따르면 15일 현재 벌크선 스크랩 가격은 t당 210~370달러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t당 약 100달러 이상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벌크선을 소유한 선주들 입장에서 선박 해체를 하기에 가격이 너무 낮고 향후 벌크선 시황을 전망하기 어려워 수주나 해체 등과 같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엔저현상으로 일본 조선업계가 가격경쟁력을 갖춘 점 역시 중국 입장에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이같은 고전은 한국 조선업계에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 관심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업에 대해서 단기적 관점에선 회복세가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형조선사의 경우 그간 해양플랜트 설비 제작으로 발생됐던 일회성 비용을 모두 털어냈고, 2013년 하반기부터 수주한 오른 가격의 선박이 건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중대형 선박 중심인 중국과 일본 조선소와 달리 한국은 수요가 꾸준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및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유조선(VLCC)을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중인 만큼 더 이상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대형 조선소의 경우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대형 선박 건조에 특화돼 있고, 중소형 조선사들은 그간 선주들과 맺어온 스킨십과 가격의 합리성에 힘입어 꾸준한 수주가 예상된다”면서 “부실을 상당수 털어내온 만큼 업체별로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개선된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계의 부진이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요인만은 아니다. 중국의 수주부진은 곧 상선시장 악화가 원인이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상선시장 회복 외에는 답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이 시행중인 선박금융 등 국가차원의 전략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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