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중국 위안화 가치가 계속 절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봉황재경(鳳凰財經)은 골드만삭스가 17일 내년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을 기존의 6.20위안에서 6.70위안으로 예상치를 조정했다고 이날 전했다. 향후 3개월 내 위안화 환율은 6.45위안, 12개월 내 전망치는 기존의 6.15위안에서 6.60위안으로 조정하며 위안화의 평가절하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가 위안화 가치 전망을 대폭 하향조정한 배경에는 중국 경기 둔화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중국 경제 침체기조가 이어져 위안화 절하를 부추길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중국 경제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7% 성장률' 목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시장은 올 하반기 성장률이 6.8~6.9%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6.6%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다 인민은행이 지난주 11일부터 사흘간 위안화 가치를 4.66% 절하하면서 기존 전망치를 넘어선 것도 위안화 가치 하향조정의 이유로 언급됐다. 17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3947 위안이었다.
카마크샤 트리베디 골드만삭스 런던지점 스트래티지스트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위안화 가치가 절하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중국 성장률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거시경제와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치 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위안화 절하는 신흥국 통화 평가절하 압박을 키우고 신흥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과 수출 경쟁을 하는 개발도상국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원, 태국의 바트, 대만 달러, 말레이시아 링깃, 칠리의 페소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가 위안화 약세에 가장 크게 휘청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민은행이 지난 13일 밝힌 위안화 관련 입장에서도 향후 절하기조 지속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과도한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며 "추가 절하 여지는 크지 않으며 위안화는 합리적이고 균형적 수준에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 절하는 없다" 혹은 "위안화는 이제 절상될 것"이라는 단정적 표현을 피해 절하 기조는 유지하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 외에 4.66%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 등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절하지속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