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 12일 내년도 살림살이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서울대병원 의료진을 폐쇄한 것은 '읍장' 수준의 행정으로 시민들의 염원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세종시 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시민, 사회단체 등이 세종시립병원 폐쇄 반대 운동에 나서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세종시 예산은 1조1173억원으로 주차난 해소와 문화체육시설, 로컬푸드, 침산근린공원 등에 수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복지예산으로는 ‘맞춤형 복지’ 등 으뜸 세종시로서의 도약을 약속하는 살림살이를 제시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그리 탐탁하지 않은 듯하다. 이 가운데는 최근 불거진 의료서비스의 후진형 인프라가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본보 11월 2, 5일자 22면)
특히 내년도 시 예산 가운데 ‘맞춤형 복지’의 최우선 순위인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싹을 자르는 것은 구호만 요란한 복지정책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 시장이 서울대병원 의료진 폐쇄를 주장하는 주된 이유는 환자 부족에 따른 예산낭비다. 2013년 7월 개원 이후 월평균 1억3000만원, 연간 15억6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해 운영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은 서울대병원 의료진을 철수시키고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의료계와 시민들은 공공의료시설을 놓고 적자 운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명품 세종시’ 위상에 걸맞은 최상의 의료서비스 기관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폐쇄시키는 것은 또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충남대병원이 서울대병원과 경쟁구도를 벌이며 첨예한 힘겨루기 끝에 이춘희 시장과 같은 당 소속 시의회 의원들을 업고 세종시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정책토론회’도 한번 열리지 않은 채 떠나게 됐고, 충남대 제2병원이 세종시에 둥지를 틀게 되는 비정상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시민들은 “인구 30만을 바라보고 1조2000억원대의 예산편성을 하는 세종시의 의료행정이 후진형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고작 연 16억원 적자를 빌미로 문을 닫는 것은 정략적 계산”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대표는 “시립의료원에서 응급환자와 중환자의 경우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후송해 많은 인명을 구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폐쇄할 경우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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