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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图片=韩联社]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북한의 제 4차 핵실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우리 정부가 지난 8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데 이어 10일 미군의 전략자산(전략무기)이 한반도에 전개됨에 따라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도 점점 격랑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만인 10일 핵미사일로 무장한 전략무기 'B-52'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다.
'B-52'는 벙커버스터·크루즈·핵미사일을 적재하고 고고도에서 적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어 북한으로서도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가공할 무기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상응 조치로 미군 전략무기를 단계적으로 한반도로 전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미연합해상훈련에 미 해군의 핵 항모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 항모 이외에 한반도에 추가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전략자산으로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 핵추진 잠수함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다 한미 정상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를 공언한 가운데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구체적 제재가 나올 예정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B-52 전개에 앞선 논평에서 "한해에도 몇 차례씩 전략핵폭격기들이 미국 본토나 괌으로부터 곧장 조선반도 상공에 진입해 핵폭탄을 투하하는 연습을 벌리고 있다"고 밝혀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두려움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인민무력부를 방문해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 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는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흘째인 이날까지도 북한군의 도발 임박 징후는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은 향후 긴장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이 있는 최전방 포병부대에 무기와 병력을 증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남측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동북아 정세의 가장 변수는 중국의 역할이다. 중국은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 요구에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고, 미국의 B-52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강한 반발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스탠스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실효성있는 대북제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중국의 북한붕괴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외교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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