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26일 준공식…갈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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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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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럼비바위…군 "가치없다" vs 강정마을회 "담수 습지 생태계 형성"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제주민군복합항(해군 제주기지)이 건설사업 착수 10년 만인 26일 준공식이 열린다.  이에따라 9년 동안 줄기차게 투쟁해온 강정마을회가 ‘생명평화문화마을’을 선포했다.

해군은 25일 "제주민군복합항 준공식이 내일 오후 항내 연병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정부 행사로 열린다"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사진= http://blog.naver.com/haon0423/220553559512]

준공식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 해군·해병대 장병, 강정마을 주민 등 1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축전이 낭독되고 황 총리와 원 지사는 각각 축사와 환영사를 한다.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해군 제주기지 부두에는 해군의 7600t급 이지스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 4400t급 구축함인 왕건함, 문무대왕함, 1만45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214급 잠수함인 안중근함이 정박 도열할 예정이다. 또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4대와 해경 경비함 2척도 도열에 참가한다.

준공식이 끝나면 해군 함정들은 일제히 기적을 울리고 연병장에서는 축포 10발을 쏴 제주기지의 준공을 축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작전헬기, UH-60 기동헬기를 포함한 해군 항공기 7대는 상공에서 축하 비행을 하게 된다. 식전 행사에서는 해군·해병대 군악대와 의장대가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띄운다.

◆공사 6년만에 완공

해군 제주기지가 완공된 것은 2010년 1월 항만공사에 착수한지 6년 만이다.

제주기지 건설은 1993년 12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후 정부는 2006년 건설사업에 착수해 제주 강정해안에 함정 20여척과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다.

해군 제주기지는 건설 과정에서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공사가 지연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해군 제주기지 건설사업에는 모두 1조765억원이 투입됐다.

해군 제주기지의 규모는 14만9000평(약 49만㎡)에 달하고 계류부두와 방파제 길이는 각각 2400m, 2500m에 이른다.

제주기지는 해군 기동부대를 동·서해로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어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다. 4시간이면 이어도로 출동할 수 있다.

또 내년 하반기에 크루즈 부두가 완공되면 2020년에는 연간 10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제주민군복합항은 국가안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동시에 기여할 것"이라며 "민항과 군항이 공존·발전하는 모델로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과제는 여전…구럼비 바위 가치놓고 설왕설래
 

구럼비 바위.[사진= http://ubi008.tistory.com/65 ]

하지만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치유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성명에서 제주기지를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거점'으로 규정하고 반대운동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구럼비 바위가 해군기지 콘크리트 밑에 묻혀 있는 지금, 상실의 슬픔보다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해군기지 준공식에 맞춰 다시 돌아올 구럼비 바위와 중덕 바다를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럼비 바위는 강정마을 해안에 있던 길이 1.2㎞, 너비 250m의 거대한 너럭바위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사라졌으며, 해군기지 반대투쟁의 상징적인 장소다.

구럼비 바위는 일부 알려진 것처럼 세계자연유산도 아니고 생물권 보전 지역도 아니다.

하지만 바위에서 솟아난 용천수로 국내 유일의 담수 습지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구럼비 바위와 인근 해안에는 멸종 위기의 붉은발 말똥게와 맹꽁이 등이 서식한다.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도 있다. 구럼비 해안 일대에서 약 1.7~9km 떨어진 범섬, 문섬, 섶섬은 2002년 12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환경운동가들은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생물권 보전 지역에 서식하는 희귀 생물들까지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해왔다.

국방부는 구럼비 바위의 보존 가치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2009년 문화재청 조사 결과 구럼비 바위의 보존 가치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고, 1백95만km 제주 해안에 이런 바위가 산재해 있다고 주장했다.

해군기지 사업단장은 "구럼비 바위는 특정 지역의 희귀한 바위가 아니며, 제주 전역에 흔하게 보이는 까마귀쪽나무를 뜻하는 일반 보통명사이다"라고 구럼비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 서귀포시 지명 유래집에 따르면 구럼비는 강정동 해안가 논지대를 일컫는 고유 지명이며, 구럼비 바위는 구럼비 해안에 있는 바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에 맞춰 아침 7시부터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생명평화백배, 생명평화미사, 인간띠 잇기 행사 등 평화운동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24일과 25일 저녁 7시에는 강정마을 내 평화센터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투쟁을 지원하는 ‘강정친구들’도 23일 저녁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시민과 활동가 등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문화제를 열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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