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1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보관해온 장진호 전투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故) 임병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임 일병의 전사자 신원 확인 통지서, 위로패, 유해 수습 당시 관을 덮은 태극기 등을 부산에 사는 임 일병의 조카 임현식(71) 씨에게 전달했다.
1930년 5월 5일 태어난 임 일병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스무 살의 나이로 미 7사단에 카투사로 입대해 같은 해 12월 6일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장진호 전투는 미군 전사(戰史)에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돼 있다. 당시 미 해병 1사단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10배가 넘는 중국군과 사투를 벌인 끝에 치명적인 타격을 줘 흥남 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적지에서 전사한 임 일병의 유해는 영영 찾지 못할뻔했으나 북미 합의에 따라 미국이 2000년 북한 지역에서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시작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임 일병의 유해는 장진호 전투 지역에서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진행한 미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사령부'(JPAC)가 찾아낸 유해들에 포함됐다.
JPAC가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유해를 하와이에 있는 본부로 옮겨 정밀 감식작업을 한 결과, 임 일병을 포함한 12구의 유해는 아시아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양국 군 당국은 이들 유해가 모두 국군 전사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2012년 5월 이들을 한국으로 봉환했다.
6·25 전쟁 당시 임 일병이 부산에서 입대한 점을 고려하면 임 일병의 이동 거리는 부산에서 장진호와 하와이를 거쳐 서울에 이르기까지 2만1000㎞에 달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하와이에서 봉환한 유해 12구 가운데 2구(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는 신원을 확인하고 유족을 찾았지만 임 일병의 신원은 귀국한 지 4년 만인 올해 2월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