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자산운용 구성훈 대표가 21일 오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형TDF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자산운용 제공]
삼성자산운용과 미국 캐피탈 그룹은 이날 오전 구성훈 대표와 쇼 와그너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에서 주로 판매되던 타깃 데이트 펀드를 한국형으로 재설개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Target Date)에 맞춘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펀드로 미국에서 900조 원어치나 판매된 상품이다.
이 상품은 20~30대 때는 주식 등 고수익·고위험을 추구하다가 은퇴기가 가까워지면서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 위주로 운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근로자의 70%가량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대표적인 퇴직연금형 펀드다.
이어 "현재 국내 퇴직연금은 89.2%가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 상품에 쏠려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노후대비 분산투자는 글로벌 주식·채권에 효과적으로 투자해 추가 수익 기회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한국형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 펀드로, 미국의 TDF처럼 가입자가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이 자동으로 조절돼 운용된다.
삼성 한국형 TDF는 은퇴 시점에 따라 2020·2025·2030·2035·2040·2045 등 총 6개 펀드로 구성됐으며 50억원씩 모두 300억원 규모로 설정됐다.
2020펀드는 은퇴 시점이 2020년이 되는 50대 이상, 2045펀드는 2045년에 퇴직하는 20~30대 투자자가 각각 선택할 수 있다.
이들 6개 한국형TDF는 미국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 상품이 미국, 유럽, 아시아, 이머징 마켓 등 글로벌 시장의 주식 및 채권펀드에 투자하게 돼 글로벌 자산배분 효과를 가장 효율적으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대체로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유관기업 등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에서 1차로 TDF를 판매하고 판매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쇼 와그너 캐피탈그룹 회장은 "1990년대 중반 첫선을 보인 미국 TDF는 7630억 달러(9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한국에서도 금융 상황과 한국인의 라이프사이클 변화에 맞춰 연금 제도가 개편되고 있어 TDF 상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31년 설립된 캐피탈그룹은 현재 1조4000억 달러(1700조원)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미국 내 9위 자산운용사다. 2007년에 설정한 6개 TDF는 3년과 5년 연평균 수익률이 9∼10%로 미국 TDF 시장에서 최상위 성과를 내고 있다.
쇼 와그너 회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 대해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둔화하는 경제 성장률이 문제"라면서도 "현물 시장과 금융 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이질적인 상황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구성훈 대표는 캐피탈그룹과 협업하게 된 계기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말그대로 운용을 잘하는 회사였다"며 "그런면에서 캐피탈을 따라갈 회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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