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국산 딸기, 선박 수출로 날개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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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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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한 대형 유통마트에 진열된 국내산 딸기 [사진=농촌진흥청]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최근 국산 딸기가 선박으로 수출이 가능해지면서 수출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는 농촌진흥청이 베트남, 싱가포르 등 선박운송으로 수출이 가능하도록 이산화탄소 처리기술을 국산 딸기 '매향' 품종에 적용한 결과다. 이산화탄소 처리 기술은 딸기를 수확한 후 15일까지 상품성 유지가 가능한 기술이다.

농진청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동아대 산학협력단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수출전략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이산화탄소 처리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선박 수출은 컨테이너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운송 중 딸기 품질이 유지되며 운송비 절감과 대량 수출, 다른 신선 농산물과 함께 수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항공 수출보다 운송 기간이 길어 유통 중 품질 유지가 관건이다.

이번 선박수출은 농진청에서 개발한 수확 후 이산화탄소 처리기술을 적용했다. 동아대에서 개발 중인 운송 중 환경모니터링 장비도 사용했다. 

이산화탄소 처리기술의 현장 적용은 성공적이었다. 농진청은 2월6일 경남 진주에서 생산하는 딸기 ‘매향’ 품종을 수확한 직후 이산화탄소 처리한 뒤 싱가포르에 첫 선박수출했다. 

익은 정도가 착색도 기준으로 약 70%인 딸기를 수출용 밀폐 용기(챔버)에 넣고, 저온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30%에 맞춰 처리한 뒤 3시간 동안 유지한 다음 수출 길에 올랐다.

딸기는 수확 후 11일째 싱가포르에 도착해 12일째부터 현지에서 유통됐다. 유통된 딸기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지 않은 것보다 단단한 정도를 나타내는 경도가 증가됐다.

물러짐도 덜 해 수확 후 15일까지 판매할 수 있었다. 이로써 싱가포르까지도 선박으로 안정적인 수출 확대가 가능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용면에서는 딸기 수출 지원비를 고려했을때 선박 수출이 항공 수출에 비해 평균 3분의 1 정도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이 기술을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이산화탄소 처리 전용 장치를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패키지 기술을 보급하면 국산 딸기의 선박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했다.

이 기술에 힘입어 올해 1~4월 딸기 수출은 2653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2300만 달러 규모다.

이중 태국으로 수출은 364t으로 60.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경우 검역협상 타결로 올해 2월부터 수출을 개시, 지난달에만 34t이 수출됐다.

지난해는 3313t으로 2014년 3064t보다 8.1% 증가했다. 국내 딸기 수출국 중 2위인 싱가포르는 지난해 1083t으로 전년 1121t보다 3.4% 줄었다.

이는 다소 기온이 높았던 지난해 11월 항공수출시 저온수송이 어려워 상온 노출시간이 길어지면서 품질이 떨어져 수출업체가 비교적 먼 거리의 싱가포르 수출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현진 농진청 농업연구사는 "주요 수출 품종인 ‘매향’ 딸기에 수확 후 처리기술을 적용하면 품질 유지기간이 15일까지 늘어 아시아 주요 수출국가에 선박으로도 수출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포도와 참외, 감귤 등 다른 농산물에도 선도 유지 연장기술을 적용해 국내 농산물의 선박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연구사는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는 수입 딸기가격이 1kg당 1만5000원 이상으로 비싼 편인데다, 당도가 낮고 식미가 떨어지는 품종이 대부분이어서 국산 여름딸기의 경쟁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농진청은 국내에서 개발한 여름딸기 품종 '고하'가 해외적응성 시험을 마치고 베트남과 로열티(사용료) 계약을 맺었다.  

농진청은 2002년부터 여름 딸기 품종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고하(2007)’‘열하(2013)’‘장하(2014)'‘무하(2015)’ 등 4품종을 육성했다. 

특히 고하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사계성 여름 딸기로, 온도가 높고 낮 시간이 긴 열대지역에서도 10아르 당 생산량이 2.5t 이상으로 많고, 8.4브릭스의 높은 당도를 보인다.

농진청은 ‘고하’ 품종을 제공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기술 마케팅을, 베트남 농업회사는 베트남 내 ‘고하’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담당하게 된다. 

국내에서 생산해 베트남으로 수출하고 있는 겨울딸기와 판매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여름과 가을철에만 생산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베트남에서 생산한 ‘고하’ 신선딸기를 베트남 이외의 다른 나라로 판매하는 것을 제한했다. 

로열티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이고, 앞으로 베트남내 재배면적은 30∼50ha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베트남에서 받게 될 로열티는 재배된 묘 가격의 10% 수준으로, 2020년까지 2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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