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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출토된 청동정병 2점[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청동정병(靑銅淨甁)이 발굴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일감스님)는 지난 2014년부터 삼척 흥전리 사지를 발굴조사한 결과, 9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정병(높이 약 35㎝)이 2점 출토됐다고 2일 밝혔다.
청동정병은 승려들이 사용하는 정수(淨水)를 담는 물병으로, 대승불교에서 비구가 반드시 몸에 지니는 십팔물(十八物)중의 하나이며 부처‧보살 앞에 정수를 올리는 공양구이기도 하다. 통일신라부터 고려 시대까지 주로 제작된 청동정병은 현재 군위 인각사 발굴조사 때 출토된 2점과 부여 부소산에서 공사 중 수습된 1점 등 총 3점(비지정문화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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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현장[사진=문화재청 제공]
흥전리 사지에서는 그동안 금당지(金堂址), 탑지(塔址) 등 주요 가람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신라 시대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국통'(國統))이 새겨진 비편을 비롯해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 등 중요 유물이 출토돼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출토된 청동정병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국보 제92호)보다 제작 시기가 앞선다. 문화재청은 "흥전리 사지 청동정병은 매우 희소한 통일신라의 그것들 가운데 가장 완전한 형태로 출토됐으며,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흥전리 사지)과 유물(청동정병)과의 관계를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평했다.
흥전리 사지 청동정병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보존과학센터)에서 보존처리와 정밀분석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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