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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사진=롯데장학재단 홈페이지]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다. 신동빈 회장이 '가족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대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추후 신 이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홍콩을 시작으로 1주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던 해외 투자자 상대 '딜 로드쇼'(Deal Roadshow·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설명회)가 취소됐다. 신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의혹에 관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여기고 있다.
롯데 측은 "상장 전 검찰 수사와 같은 중대한 변화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만약 롯데 측이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더라도 공모주 신청을 받은 뒤 29일까지 상장을 마치기는 다소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의 이같은 악재는 향후 잠실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 재승인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에서 면세물품·매장 관리 역량, 기업이익 사회 환원·상생협력 노력 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의 로비 의혹이 롯데의 사업 전반에 차질을 주면서 앞으로 신 이사장이 자리를 물러날지도 관심사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현재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대홍기획, 롯데리아, 롯데재단 등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롯데 측은 이번 신 이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신 이사장이 롯데면세점과 조직적으로 연루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신 이사장의 그간 행보와 8개에 이르는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을 고려한다면, 완전히 그룹과 분리하기에는 한계도 있다. 이에 따라 신 이사장이 차후 스스로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거나 계열사의 이사회를 통해 해임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앞서 신 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그룹 관리의 투명성 개선 등을 천명한 상태인 만큼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 주문도 전망된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를 상장한다는 계획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검찰 수사 탓에 일정이 유동적으로 바뀐 것은 사실로, 7~8일께 대강의 향후 일정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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