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오장동에 위치한 중부시장은 ‘대한민국 건어물 1번지’로 불릴 만큼 전국 각지의 건어물 및 해산물들이 한 자리에 집결하는 곳이다. 수십 년간 단일품목으로 명성을 이어온 이 시장은 지난 2014년 시설현대화 사업 이후 국내·외 방문객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문화관광시장으로의 변화를 통한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 독자적 특색 살려 '전통'과 '트렌드' 모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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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오장동에 위치한 중부시장. [사진=연찬모 인턴기자]
“모든 재래시장이 그렇겠지만 하루하루 손님 줄어드는 게 티가 나. 아무리 가격이 싸고 시설이 좋아져도 (재래시장이)젊은 세대의 성향을 맞추기는 어렵지. 별 수 있나. 같은 업종의 사람들끼리 계속해서 고민하고 바꿔나가는 수밖에.”(상인 박노민씨)
시장 내부에 들어서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쾌적한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수십 년간 건어물만을 판매해온 전통시장이라고 하기에는 현대화가 잘 돼있었다. 이곳의 건새우·오징어·멸치 등은 고급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상점 한쪽에서는 상인과 손님간의 흥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새벽 대전에서부터 올라왔다는 홍익찬(46)씨는 거래가 만족스러웠는지 연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릴 적 장사를 하셨던 아버지를 따라 왔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외관 등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건어물하면 단연 중부시장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난 1959년 개장한 중부시장은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 중간에 위치해 농수산물 위탁상인들이 집결하면서 1965년 이후 건어물·해산물 중심의 상권이 형성됐다. 연면적은 약 3만평(9만9173㎡), 영업면적은 2만평(6만6115㎡)에 달한다. 하루 평균 2500~3500명 가량의 방문객이 드나든다. 1200여개 점포에서 2000여명의 상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으며, 월 평균 매출규모는 50억~60억원에 달한다. 전국 최대 규모의 건어물 특화 시장인 만큼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의 거래가 오고가지만 상인들은 점점 줄어드는 방문객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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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장 내부 전경[사진=연찬모 인턴기자]
이곳에서 10년 가까이 장사를 해온 양모(43)씨는 "건어물이라는 품목 특성상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다가가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문화형 시장이 뜨고 있는 만큼 우리 시장만의 특색은 살리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먹거리 시장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건어물을 이용한 상품개발과 먹자골목 조성을 통해 국내·외 방문객들을 대거 유치하자는 계획이다. 특히 시장 인근에 위치한 13개의 호텔과 지하철로 20분 내 거리에 16개 대학교가 포진해 있는 등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단순히 지자체 차원의 보여주기식 지원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의 면밀한 전통시장 육성·지원책을 적용해야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창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이곳 시장 상인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중부시장 상인연합회 역시 시장 발전과 상인들의 이익 증진을 위해 제언과 지원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우선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통한 방문객 유치에 역점을 두고 실질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관할 구청은 예산 지원에서 조율이 쉽지 않은 만큼 일부 개선방안들은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안 중부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은 "올해 문화관광시장으로 선정돼 향후 3년 동안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도록 상인들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수렴, 지자체 및 정부에 지원책을 촉구할 것"이라며 "연합회 차원에서도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한 옥외매체 운영, 특화상품 개발, 호프광장 조성 등 다양한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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