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의정부경찰서를 나선 정씨는 취재진의 "성폭행을 시도했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대답했다.
피해자와 가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 이어지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검증은 정씨가 호암사 100m 떨어진 바위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도 있던 정모(55·여)씨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으려고 범위를 하는 과정까지 재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피해여성의 뒤로 다가가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살해하는 장면을 재현했다.
또 상의를 올리고 속옷과 하의를 벗겨 성폭행하려다가 피해여성이 의식을 잃고 움직임이 전혀 없자 현금 1만5000원이 든 지갑을 빼앗아 달아나는 장면도 재현했다.
정씨는 30여분에 걸친 현장검증을 끝낸 뒤 경찰차량을 타고 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 경찰관과 의경 등 70~80여명을 배치했다.
정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께 이곳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던 정모(55·여)씨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기 위해 접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숨진 정씨는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 10분께 등산객에게 발견됐다.
피의자 정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가 시신이 발견되고 현장에서 남성의 DNA가 검출됐단 보도가 이어지자 압박을 느껴 범행 후 사흘 만인 10일 오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경찰은 현장검증 후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진술의 모순점을 조사해 정씨는 오는 20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당시 적용했던 강도살인 혐의 외에 강간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키로 했다.
한편, 정씨의 얼굴과 신상은 지난 14일 김성권 의정부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한 신상공개위원회에서 비공개하기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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