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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위원장이 당무 복귀와 동시에 권성동 사무총장을 전격 교체, 사실상 경질키로 했다. 비대위의 ‘복당 쿠테타’ 사태에 따른 당 내홍 수습을 위해 비박(비박근혜)계 권 사무총장을 희생양 삼기로 한 것으로, 계파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0일 오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6 정책워크숍에서 권성동 사무총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6.6.10 [연합뉴스]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이 지난 16일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7명에 대한 일괄복당 결정 과정에 불만, 칩거에 들어간 지 나흘 만인 20일부터 당무에 전격 복귀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당무 복귀와 동시에 권성동 사무총장을 전격 교체, 사실상 경질키로 하면서 진정 국면이던 계파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의 ‘복당 쿠테타’ 사태에 따른 당 내홍 수습을 위해 비박(비박근혜)계인 권 사무총장을 희생양 삼기로 한 셈이기 때문이다.
지상욱 대변인은 19일 저녁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김희옥 위원장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통합과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혁신비대위의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 대변인은 또한 "비대위를 정상화함과 동시에 비대위원장을 보필할 새로운 사무총장을 인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내일 아침 혁신비대위 회의는 정상적으로 개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 자택 앞 커피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만나 정 원내대표의 사과는 받아들였지만 당무 복귀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이날 저녁 당무 복귀 선언언하면서 ‘권성동 경질’을 내세운 것은 자신의 복귀 명분으로 삼는 동시에 일괄복당 결정에 발한 친박(박근혜)계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친박(친박근혜)계 일부 의원들은 권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탈당파 일괄 복당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뜻과 달리 정진석 원내대표와 함께 표결 강행을 주도했다며 교체를 주장한 바 있다.
권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의 교체 발표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당무 복귀와 함께 자신의 경질한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면서 ”서로 간의 신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권 사무총장은 “만일 비대위의 복당 절차를 문제 삼아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것이라면 사무총장 개인이 아닌 비대위 전체의 공동 책임이 돼야 한다”며 “(김희옥) 위원장 뜻과 다른 결정을 했다고 해서 경질 얘기가 나오는 자체가 비민주적이며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이 사무총장을 경질하려면 임명 절차와 마찬가지로 비대위 의결이 필요하며 위원장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권 사무총장은 “개인적인 욕심으로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이 아니다”라며 “많은 국민과 당원들이 비대위를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지금이 떠나간 국민들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은 예정대로 오는 20일 오후 모임을 갖고 정 원내대표의 사과 등을 요구하기로 해, 김희옥 위원장의 당무 복귀에도 불구 계파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이에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까페에서 김희옥 위원장을 만나 지난 16일 비대위의 복당 표결 과정에서 불거진 자신의 언사를 거듭 사과한 뒤 당무 복귀를 간청했고, 김 위원장은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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