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날 오전 두 차례에 걸쳐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다. 오전 5시 58분경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이어 오전 8시 5분경 같은 장소에서 무수단 추정 미사일을 1발 추가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첫 번째 미사일은 실패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 150~160㎞가량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발사한 1발은 약 400㎞를 비행한 뒤 동해에 낙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산에서 400㎞ 떨어진 지점은 일본해 바로 앞이다. 합참 관계자는 “추가로 발사한 무수단 추정 미사일은 약 400㎞를 비행했으며 현재 미국과 함께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차례 실패 이후 20여일 만에 이뤄진 이번 발사는 이전과 달랐다. 5번째 발사는 약 150㎞, 6번째 발사는 약 400㎞ 비행에 성공했다. 6번째 미사일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최종 판명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발사 중 가장 멀리 날아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마침내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차례의 발사 실패 이후 기술적 보완을 통해 성능을 개선시켰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인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도 높아 보이면서 사실상 성공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우리 군과 일본 정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무수단을 높은 고도로 쏘아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러 멀리 비행할 수 있는 45도보다 높은 각도로 쐈다는 의미로, 정상적으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의 추정 고도가 약 1000㎞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무수단 미사일이 일정 수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무수단은 북한이 핵을 탑재해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S-N-6(R-27)을 바탕으로 연료탱크를 개량해 사거리를 늘린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가 3000~4000㎞로, 유사시 일본 전역은 물론, 미군 전력을 전개할 수 있는 괌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완전한 전력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의 완성을 위한 변형된 핵탄두 실험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은 개발했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높여서 대기권을 벗어난 뒤 다시 진입하는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적으로 실험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확보되면 핵탄두 장착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을 압박하고 한반도 정세를 한 방에 경색시킬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실험을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사일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성공이냐, 실패냐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대기권 재진입 실험에 성공하면 핵능력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을 찍는 것으로 이를 위해 그동안 그렇게 미사일을 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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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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