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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친박(친박근혜)계와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아 온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3일 자진 사퇴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 8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제가 사무총장을 교체해야겠다고 한 이유는 당무 보조에 대한 견해차 때문에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권성동 사무총장이 많은 노고를 했고 당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전체적으로 이런 결정을 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권 사무총장은 이후 발언권을 얻어 "임명된 지 2주만에 무소속 당선자 복당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저한테 묻는 듯한 처사로 인해, 제가 사무총장직을 고수하겠다고 지금까지 입장을 밝혔다"면서 "오늘 비대위원장님이 전반적으로 유감표명을 해주시고 앞으로 비대위를 잘 이끌겠다는 각오를 말씀하신만큼 비대위원장의 뜻을 저는 수용하기로 했다"고 사퇴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그는 "저는 지금까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치를 해 왔다"면서 "하지만 저의 이러한 소신이 혁신비대위의 앞길을 조금이라도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 위원장과 권 사무총장 간 대치 상황을 끝낸 데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노력이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 사무총장은 "복당 문제로 경질하는 게 아닌 견해차이고 (위원장이) 사태 전반에 대해 유감표명을 하기로 정 원내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했다"면서 "유감표명으로 저의 명예가 회복됐다 판단했고 이 문제를 더 이상 끌고가는 것은 당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들의 피로감만 증폭시킬 뿐이란 생각에서 자진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계파갈등의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정말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사무총장은 "의원 연찬회 때 계파 해체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복당 결정의 아무런 책임이 없는 사무총장이 그 사태를 주도했다고 매도한 특정 계파의 몇몇 의원들이 계신다"면서 "그것이야 말로 계파 해체 선언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어떤 이슈나 특정 사안에 대한 정치적 소신이나 철학이 아닌 누구와 가깝다,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행위는 당에 도움이 되지않을 뿐 아니라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행위로 자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사무총장의 사퇴 압박에 반발 움직임을 보여왔던 김영우 비대위원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사무총장 경질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혁신을 지향하는 새누리당과 비대위로서는 굉장히 가슴아픈 일"이라며 "굉장히 유감"이라고 거듭 말했다.
한편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후임 사무총장에 대한 인선 논의는 없었다고 지상욱 당 대변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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