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엘시티 검찰 수사 관련, 부산상공회의소 탄원서 '웬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7-27 13: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상의의원 120명 중 90여명 서명 받아

  • 조성제 회장 '발의'?···취재 들어가자 '발의 아냐' 말바꿔

검찰이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 이영복 회장에 대한 횡령 등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부산상공회의소가 나서 검찰의 수사 수위를 조절의도가 깔린 탄원서(사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검찰이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 시행사에 대한 횡령 등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부산상공회의소가 검찰의 수사 수위를 조절할 의도가 깔린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옛 한국콘도와 주변부지 6만5934㎡에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101층 411m 레지던스1개동과 국내 최고층 아파트인 85층 주거 타워 2개동 882가구와 상업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조용한 부장검사)는 최근 서울과 부산에 있는 엘시티 시행사와 시행사 최고위 인사가 실소유주인 건설업체, 분양대행업체, 건설사업관리용역업체, 설계용역회사 등 사무실 여러 곳과 시행사 고위인사들의 자택 등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엘시티 시행사와 이들 용역회사를 내사했고, 계좌 추적 등으로 엘시티 시행사와의 수상한 돈거래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부산상의는 소속 의원들에게 엘시티PFV 이영복 회장의 지역발전 등에 기여한 내용 등을 담은 탄원서를 일괄적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부산상공계 등에 따르면 부산상의는 소속 의원들에게 회원사인 엘시티PFV의 입장을 전하면서 검찰에 제출할 탄원서를 받고 있다. 부산상의 의원들은 6개 분과 120여명의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 26일 한통의 제보를 통해 취재에 나선 취재진은 제보자 A씨를 만났다.

제보자 A씨가 가져온 탄원서 내용엔 '부산의 랜드마크가 올 해운대에 들어서는 국내 최고층(101층) 주거복합단지인 '엘시티'가 검찰 수사대상에 오름에 따라 해운대 관광리조트 사업이 차질을 빚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지역사회와 부산시민들이 엘시티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영복 회장의 선처를 위해 전 부산상공인들을 대표해 탄원하고자 한다' 등의 내용도 담겨 있다.

 

부산상의는 오는 29일까지 탄원서원본을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협조까지 요청했다.


부산상의는 오는 29일까지 탄원서원본을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협조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부산상의가 이런 내용의 탄원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상의 안밖에선 탄원서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부산상의는 지난 25일 이들 의원들에게 탄원서를 보내 이날 오후 2시30분까지 팩스 등을 통해 '꼭' 송신해 달라는 내용을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명의로 발송했다.

접수 결과, 120여명의 의원 중 90여명의 의원이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부산상의 한 의원은 "부산상의는 부산기업인이 십시일반 회비로 운영되며 가입대상 및 임의가입자들이 힘을 합쳐 부산경제를 위해 일하는 조직"이라며 "이번 탄원서는 부신상의의 일방적인 것으로 (조 회장의) 눈치를 보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중대한 사항은 다른 의원들에게 충분한 사정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따라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원서는 통상 재판과정에서 제출하는 것으로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역경제를 위해 탄원서를 거두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 대목이다.

A씨에 따르면 탄원서를 보낸 부산상의 간사가 제보자에게 문자(오전 8시 13분)를 통해 해운대LCT복합리조트 관련 탄원서 서명협조사항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탄원서에 서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발의한 사람이 누구인지 따져물으며 'LCT이영복 회장은 부산상의 가입사도 아니다. 상의의원단으로 활동한 이렇다 할 이력도 없다. 현재 수백여 임의가입 회원사들도 연회비(50만원)를 내고 있다. 떄문에 상의와 무관하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돌아온 답장은 '회장님께서 직접하셨다'고 적혀있다.

상의 측은 "LCT는 현재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의 법상 회원사 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다만, 내년부턴 회비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아주경제가 취재에 들어가자 부산상의는 부랴부랴 한 의원에게 '발의자는 조성제 회장이 아니다'라고 문자(오후 5시 21분)를 보냈다. 무려 9시간여 가량 지나 말을 바꾼 것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성제 회장의 단독 지시가 아니다. 최근 들어 상공계내에서 조 회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부산경제가 흔들릴 수 있으니 힘을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그들의 의견을 모은 것"이라며 "지역 상공계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의견을 의원들에게 문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상의는 이번 탄원서를 제출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상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탄원서는 여러가지 상황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현재 검찰에 제출한 것은 아니다"며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 결정할 사항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의 혐의가 입증되면 법적절차를 통해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엘시티 더샾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 당시 청약 발표 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수천만원씩 웃돈이 붙어 거래됐지만, 현재 거품이 사라져 웃돈을 받지 않고 분양권만 팔겠다고 내놓은 매물만도 수십 건에 달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