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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사진편집=박성준 기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영역 확장이 거세다. 자체 식품브랜드 피코크(PEACOCK)로 재미를 본 정 부회장이 이번엔 자체 의류브랜드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기존 유통사가 상품의 판매 역할만 집중했다면 이젠 제조사의 지위까지 넘보는 셈이다.
이마트의 이같은 행보는 2013년 식품 브랜드 피코크의 론칭부터 시작됐다. 그간 타 경쟁사가 자체상품을 통해 가격경쟁력만 추구했다면 이마트는 품질의 향상까지 고려했다.
실제로 피코크는 2013년 3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2014년에는 매출이 750억원까지 치솟았고 2015년에도 1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 제품을 통해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상품의 종류도 처음 250종에서 최근 1400종까지 확대했다. 내친김에 이마트는 상품의 질적 개선을 목적으로 한 '피코크 비밀 연구소'도 신설했다. 지난 5월 30일 문을 연 이 연구소는 조리와 시식 기능을 갖춘 476㎡ 규모의 상품 개발 센터로 상품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및 식품 관능검사 설비를 갖췄다.
정 부회장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식품브랜드의 자체 생산을 넘어 외부 판매채널로의 공급에도 판로를 열었다.
이마트는 올해 3월 소셜커머스 쿠팡에 120종의 상품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6월에는 롯데홈쇼핑과 피코크 상품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유통 맞수인 롯데에 자사의 식품브랜드를 판매한 것은 이미 유통사의 지위를 넘어서 식품생산자의 역할까지 공유하는 셈이다.
이 같은 자체브랜드의 생산은 식품을 넘어 의류 등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마트는 3일 이마트 자체패션브랜드 데이즈(DAIZ)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단계적인 리뉴얼을 선언했다.
우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데이즈 공식 계정을 만들고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롭게 바뀐 브랜드 이미지(BI)를 소개했다. 또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윤시윤과 신예 모델 비비안을 데이즈 모델로, 헬스트레이너 정아름을 데이즈 스포츠 모델로 내세웠다.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 명품 의류 및 디자이너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고, 원부자재 대량 매입과 글로벌 소싱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구축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남성복의 경우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라르디니(LARDINI)’와 콜라보레이션을 이뤘다. 여성복은 홍승완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도시여성의 비즈니스 스타일을 강조했다.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손정민의 일러스트 작품을 활용해 온 가족의 패밀리 룩도 준비했다.
아울러 이마트는 데이즈의 패션브랜드 강화를 위해 마케팅에도 힘을 실었다. 이를 위해 데이즈 매장의 진열 방식과 구성을 대폭 수정했다.
과거 데이즈 의류라인으로만 꾸몄던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진열 방식을 데이즈 스포츠와 슈즈, 잡화까지 포함한 메가샵 형태로 변경해 나갈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이마트는 지난달 왕십리점에 데이즈 메가샵 1호 매장을 정식으로 오픈했다. 이마트는 앞으로 리뉴얼을 통해 적용 매장을 늘릴 예정이다.
오세우 이마트 데이즈 상무는 “이마트 자체패션브랜드 데이즈는 국내 SPA 브랜드 중 매출 규모 2위에 달할 만큼 외형적인 성장을 일궜다“며 “앞으로 상품 경쟁력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바탕으로 패션 브랜드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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