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성은정, US골프 챔피언십에서 ‘대기록’ 세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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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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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로 한 해 US 女아마추어·주니어대회 석권…최종홀에서 12m 버디퍼트로 극적 마무리…한국여자골프 명맥 이어갈 ‘유망주’로 자리매김

성은정. 남자선수 못지않은 단단한 체격을 지녔다.                                    [사진=USGA 홈페이지]





한국여자골프는 ‘샘이 깊은 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성싶다. 최근 30년동안 박세리-신지애-박인비-전인지로 이어지는 세계 정상급 골퍼들을 줄곧 배출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여고생 성은정(17·서울영파여고2)이 일을 냈다. 그는 세계 골프를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주최 챔피언십 골프대회에서 새 이정표를 세웠다.

성은정은 지난달 24일(한국시간) US여자주니어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45년만에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8일 끝난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섰다. 한 해에 이 두 대회를 석권한 것은 US주니어대회가 창설된 1949년 이래 67년만에 처음이다.

성은정은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프링필드의 롤링그린GC(파71·길이6297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36홀 매치플레이)에서 버지니아 엘레나 카르타(20·이탈리아)를 한 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성은정은 2013년 국가대표를 지낸 후 더 많은 골프대회를 경험하고 위해 ‘태극 마크’를 반납하고 USGA가 주최한 대회에 자주 출전해왔다. 2014년에는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에서 2위를 했고, 그 한 달 후에는 US여자아마추어골프대회에서 8강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US주니어아마추어대회에서 USGA주최 챔피언십 첫 우승을 달성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농구선수 출신 부모 덕에 174cm의 키를 자랑하는 성은정은 260야드 안팎에 달하는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프로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2015년 KLPGA투어 KDB 대우증권 클래식에서 2위를 차지, ‘프로 언니’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6월말에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3타차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한 바람에 연장전에 들어가 2위를 했다.

이번 대회전까지 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22위였던 성은정은 단번에 아마추어 세계 톱랭커로 발돋움했다. 한국선수가 아마추어 최고권위를 지닌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98년 박지은 이후 처음이다.

성은정은 이 우승으로 내년 US여자오픈을 포함해 미LPGA투어 4개 메이저대회에 초청장을 받는다. 내년 메이저대회 성적을 봐가며 만 18세가 되는 10월31일 이후 프로전향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성은정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골프 개인전 우승자인 카르타(듀크대2)를 맞아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두 선수는 오전에 치른 18홀 매치를 무승부(올스퀘어)로 마쳤다. 오후 18홀 매치는 성은정의 페이스였다. 성은정은 초반부터 앞서나갔고 34번홀까지 두 홀차로 리드했다. 카르타는 그러나 35번홀에서 약 9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 성은정을 한 홀차로 압박했다.

승부는 마지막 36번홀(길이 433야드)에서 가려졌다. 카르타가 홀에서 7.5m 떨어진 곳에, 성은정이 홀에서 12m 지점에 어프로치샷을 떨궜다. 성은정이 먼저 시도한 버디퍼트가 빨려가듯 홀로 들어가면서 카르타는 마지막 버디퍼트도 시도해보지 못하고 두 손을 들었다. 이번 대회 64강전에서 14번 시드를 받은 성은정은 여섯 번의 매치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USGA 챔피언십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성은정은 “마지막 홀에서는 손이 떨렸다. ‘여기서 지면 플레이오프다’는 생각아래 2퍼트만 하자고 했다. 그런데 첫 퍼트가 들어갔다. 골프역사를 새로 썼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성은정(가운데)이 우승 직후 함께 경쟁했던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USG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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