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AP]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뉴욕의 한 지역일간지가 직접적으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뉴욕 지역에서 발행되는 뉴욕데일리뉴스는 10일(현지시간) '더이상 농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This isn't a joke any more)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싣고 트럼프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 신문은 전날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암살을 시사한 것을 사퇴해야 할 이유로 지적했다.
트럼프는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 유세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집권하면 총기소유를 허용한 수정헌법 2조가 폐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녀가 대법관을 지명하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도 없다. 비록 수정헌법 지지자들이 있긴 하지만, 난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이 발언과 관련해 "트럼프가 총기소유 지지자들에게 힐러리를 쏘라는 힌트를 줬다"면서 "트럼프가 상대를 공격하는(offensive) 데서 나아가 난폭한(reckless) 모습으로 나아갔다"고 해석했다.
이어 "트럼프의 광기(madness)를 생각해 볼 때 트럼프는 선거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를 포함한 공화당이 그를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트럼프가 작년 6월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한 한 이후 줄곧 그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후보 사퇴를 촉구한 것은 이전보다 훨씬 반대의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한편 힐러리의 암살을 시사하는 듯한 트럼프의 발언에 백악관 비밀경호국(SS)까지 크게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방송은10일 SS가 적어도 1차례 이상 트럼프와 접촉해 발언의 진의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에릭 스왈웰(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누군가에게 클린턴을 죽이도록 제안한 것"이라며 SS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후 SS는 트럼프 캠프에도 트럼프 발언의 경위 등을 문의했으며 트럼프와 캠프 측은 "폭력을 선동할 의도가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트럼프는 전날 트위터에 "언론이 클린턴의 수정헌법 2조 반대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필사적"이라며 '언론 탓'을 한 뒤 "수정헌법 2조에 찬성하는 사람을 조직화해 우리의 헌법을 지키기 위해 투표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역시 성명을 통해 "총기협회(NRA)나 총기소지 지지자들이 선거를 통해 클린턴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지, 그녀에게 폭력을 사용하라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